시 한 편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제가 느끼는 시상과 따뜻한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건 저에게도 지친 일상에 소소하게 위로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한 편의 시를 두고 여느 단편 만화처럼 스토리를 풀어보아야 할지, 여러 편의 시를 각각의 짧은 이야기로 풀어보아야 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큰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펼쳐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론, 시인이 보는 시상과 만화가가 보는 시상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고 어떤 점에서 다른 색을 펼쳐내며 표현될지 내심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살면서 이토록 한 편의 시를, 하나의 단어를 오래 바라보고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시인의 말처럼 오래 바라보니 사랑스럽고, 정화가 되고, 환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펼친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고, 어느 틈 사이의 포근한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