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울 흑석동에서 출생했다. 대학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Cavity State Univer- sity(명예교수)와 한국도산법연구학회(학회장)에서 토론 및 연구활동 중이다. 현재는 로펌 고문으로 재직 중이며 내년 2023.3월부터 대학에 출강할 예정이다.
어린시절부터 '헤밍웨이', '에밀리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저자는 문학보다는 비문학적 글쓰기에 오랜 세월을 바쳐 국내에서 일천 도산법 분야를 연구해서 교재와 논문을 출간한 바 있다.
국내 도산법의 체계와 미국 일본 등 외국의 법체계를 분석, 연구하고 국내 도산 사건에 대한 실무사건을 접하면서 중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국내 최초 "도산사건&도산범죄" 교재 출간을 위해 뜻을 모았다. 공저자는 박용호(現,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장) 外이며 2023.3.경 출간 예정이다.
저자의 주요 저서는 도산법 관련 교재와 논문 및 장편소설 등을 출간했다.
이 책을 쓰는 내내 가슴이 저리고 떨렸습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디 까지 견디며 희망을 기약할 수 있는지 처음에는 저도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 20여 년의 세월이 켜켜이 가슴에 생채기를 내어 이제 가슴에 지 울 수 없는 문신자국을 가두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비행기를 타고 여수에서 다시 발품을 팔아 고흥 녹동 소록도에 들어가 는 길은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이었습니다. 지난 시절 너덜한 몸을 절뚝이며 그 먼 길을 맨발로 걸었을 임들을 생각합니다. 혹여 얼어붙은 손가락이 달아나지 않았을까, 발목을 녹여 재를 넘고 보리밭을 지나 세상의 뒤란으로 걸어가는 길이 얼마나 고달팠을까요.
소록도에서 만난 가엾은 영혼들을 추모합니다. 인연의 업을 맺어 오다가다 손을 잡고 안부를 물어오던 임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던 폐허의 날들, 그렇습니다. 오그라들고 달아나고 문드러진 임들의 몸뚱이는 초라했겠지요. 하지만 영혼마저 초라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한번은 반드시 꽃을 피우고 생을 마감하는 들풀처럼 임들도 다음 생이 있다면 반드시 한번 꽃을 피우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무슨 말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아니 나환자란 이름으로 찢어지고 깨어지며 통곡의 하늘을 이고 살아가야 했던 임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무슨 말로 넋을 어루만져 드려야 통곡이 멈출까요? 얼어붙은 발목을 바닷물에 절이며 허리를 꺾어가며 일을 하던 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채찍을 훈장처럼 얼굴에 새기고 인간이기를 거부하며 벌레처럼 뒤틀어 모진 이승의 땅을 밟던 세월, 차라리 이것은 다행이었을까요? 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바닷물에 수장되고 감금실에 갇혀 어둠속에 사라지던 무수한 영혼들, 칼날에 배를 갈리우고 짐승처럼 다 릴 벌려 새끼를 꺼내더니 유리관 속에 거꾸로 처박혀 세상을 저주하며 알코올에 발목까지 잠긴 아들들아, 딸들아, 아아, 인간은 어디까지 추악할 수가 있는 것인가. 세상의 한 가닥 빛살도 보지 못하고 시험관에서 사라진 영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는 것은 차마 나라 뺏긴 설움 따윈 사치였을 것입니다.
무슨 원수가 졌다고 부모와 자식이 경계선을 두고 눈만 껌벅거리며 눈물을 꺽, 꺽 삼키면서 숨죽여 만나야했을까요. 차디찬 메스에 단종 대에서 당하던 굴욕, 너덜한 몸을 일으켜 비틀비틀 걸어가는 길은 죽음 보다 무서웠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오늘, 같은 목소리로 분열되지 않고 이들의 영혼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삼가 이 책을 통해 지난 시절 고문을 당하고 인륜을 등져버린 안타까운 영혼들을 작게나마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저 역시 임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임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사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살아계신 임들의 머리맡에 하늘의 축복이 내리고, 돌아가신 임들의 영혼에 편안한 영면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이 책을 집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소록도 수많은 어르신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이춘상, 이동, 김창옥, 권종희, 이길용, 박순주, 최일봉, 문창렬 등은 실제 인물이며, 여기 등장하는 사건 등은 대개 실제 사건에 기반을 두었으며 작품의 구성 상 부득불 작가의 의도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했음을 밝히면서 이 작품이 역사적 진실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 다. 특히 소록도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작업과정, 작업경과 등은 오대규, 『소록도 80년사』(국립소록도병원, 1996.) 정근식, 채규태, 『소록도 100 년의 기억』별책(국립소록도병원, 2014.) 등에서 인용하였고, 이춘상 사건이나 이춘상의 가족 부분은 정근식(서울대학교교수)의, 『일제 말기의 소록도 갱 생원과 이춘상 사건』 (역비논단 331~359 쪽, 2005.) 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힙니다. 다만 소설 편집 특성상 논문형식과 달라 인용 페이지에 각주를 달 지 못하고 일괄 저자 서문에서 밝히게 된 점 널리 양해를 바랍니다.
오늘 저자가 이 작품을 상재할 수 있는 것은, 남겨진 훌륭한 저작물과 고인이 된 어르신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것을 꼭 말 씀 드리고, 특히 김용덕, 장인심 할머니의 증언이 있었기에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끝으로 책 표지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은 고인이 된 한하운 시인의 시(전라도길)에서 발췌했음을 밝히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한 사업에 동참할 것을 지면을 빌 어 약속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6 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