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공예가 이정희. 어렸을 적 소아마비를 앓고 장애를 가지게 되었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곧은 심지를 갖고 자라났다. 손재주를 알아본 어머니와 친척 언니의 권유로 고향에서 자수를 배우기 시작한 뒤 서울 유학 생활 동안 중요무형문화재로부터 궁중자수 기술을 사사받았다.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긴 세월 동안 익힌 자수 실력은 스스로 세상에 빛을 발하였다.
지역 전통공예 공모전을 시작으로 전국의 여러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하였고, 제13회 장애인미술대전 대상 작품인 ‘화관’은 청와대에 기증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지금까지 총 16회의 개인 전시회 개최와 더불어 많은 협회전과 회원전에 참여하며 명실공히 자수의 대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재능을 알아본 은인들의 권유로 대학에서 자수 강의를 맡은 뒤로부터는 후학 양성의 중요성을 깨달아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자수를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자수를 가르치며 사람들과 함께 전통을 잇는 소박한 삶에 만족해한다. 그리고 점점 성장해 가는 아들과 함께 정진하기 위해 쉼없이 자수를 완성해 가고 있다.
| 주요 경력 |
2022년 7월 전라북도지정문화재 자수장(궁수) 인정 2014년 7월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 2013년 3월 대한민국 황실명장 선정(황실명장 006호) 2000년 7월 국가기술자격증 자수기능사 취득
2022년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이사 2018년 제41회 전라북도공예품대전 심사위원 2018년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심사위원(공예 부문) 2018년 담양군공예명인 심사위원 2017년 대한민국 황실명장 초대작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추천작가 온고을전통공예대전 초대작가 (사)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우대학 강사 역임 나사렛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나사렛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역임 (사)한국노동문화협회 전북지부장
특허등록(특허제10-0827018) 비틀림 방지를 위한 자수 넥타이 실용신안등록(등록제0391506호) 발산 주머니
/수상
202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9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공로상 2016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문화예술 부문) 2014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산업자원부 장관상 2014 전라북도 공예품대전 은상 2013 전라북도 공예품대전 장려상 2013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대통령상) 2013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후원기관장상 2012 제5회 대한민국 황실공예대전 특별상
2012 제13회 전라북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동상 2011 제12회 전라북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동상 2010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 2008 여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 2003 제13회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대상 1998 제30회 신사임당 기념대회 자수부 1등상
나의 삶은 자수처럼 느리게 완성돼 가고 있다. 한 땀이라는 단위가 수도 없이 반복돼야 수가 완성되는 것처럼 지나온 내 삶도 그러했다.
어느새 꽃과 나무가 새겨졌지만 또 다른 여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공예작품은 아름다움 속에 비쳐 나오는 사람의 수고와 시간의 흔적을 함께 보는 것이라고. 느리게 느리게 나의 수고가 새겨질 때마다 무언가는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해 주었을 때 내 몸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마저 자수처럼 느껴진다.
공방에 사람들과 함께 수를 놓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내가 자수를 할 때만큼은 비장애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어린 시절 걷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동네 친구들과 즐겁게 놀러 다니고, 그렇게 격없이 어울리는 과정에서 나는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내가 세상에 남긴 아름다운 흔적은 자수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흔적은 아이다.
한 땀 한 땀 새겨지는 자수처럼, 느리게 정진하는 나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 주려 지금도 애쓰고 있다. 나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어느새 영롱한 빛을 내는 것 같다. 아이는 커 가면서 자신의 여백을 얼마나 아름답게 채워 나갈까!
자수는 나의 삶을 수놓고 있고, 지금도 아이와 함께 나를 성장하게 해 준다. 그래서 나에게 자수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