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입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어둠의 바다에 침잠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햇살이 비치면 그림자가 생깁니다. 저는 그림자가 저인 줄만 알았습니다. 저의 세상은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들이 절망과 좌절에 휩싸여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강변에 홀로 앉아 하늘을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작은 등불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시’였습니다. 그때부터 빛을 향하여 나아가는 저의 어색한 발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몸짓들이 모여 습작들이 태어나고 그것들은 저를 밝은 곳으로 인도하는 등대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저의 마음에 햇빛이 들고 봄이 왔습니다. 이제 저의 부끄러운 시들을 모아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하늘의 축복입니다. 그리고 시는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빛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여러분, 이제 저와 함께 손을 잡고 따스한 햇빛 마을로 떠나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