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가브리엘 뱅상의 『어느 개 이야기』를 보고 감동한 것이 오랫동안 제 기억을 떠나지 않습니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그 감동의 여진이었을까요? 나는 글도 그림도 어눌한 상태에서 그림책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어린이의 맑음과 선함을 추앙합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작은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세상은, 분명 어린이의 천국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있는 길고양이와 캣맘들의 이야기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거나 또는 고양이를 무척 싫어하거나! 고양이를 이웃으로 생각하거나 앞으로 그럴 예정인 분들과 함께하기 위한 그림책입니다. 저 역시 고양이를 경계하고 무서워했어요.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더니 지금은 고양이 밥 주는 캣맘(cat mom)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닌답니다.
길고양이는 자기를 바라보는 예쁜 눈빛과 경계하고 위협하는 눈빛과의 사이에서 치열하게 또는 고달프게 하루를 마무리하곤 하지요. 길고양이는 위로가 늘 필요합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 캣맘들은 이 ‘기다림’이라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오늘도 산으로 들로 골목가로 강가로 도시락 배달을 떠난답니다.
만날 때마다 예쁘고 신비로운 눈망울을 바라보는 것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고양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두 다른 개성과 성격을 가지고 있답니다. 부비부비 좋아하는 냥이, 겁쟁이 냥이, 순한 놈, 도도하고 까칠한 놈, 오랜 시간이 흘러야 소통이 가능한 천방지축이도 있습니다. 서로 태어난 환경에 따라 저마다 살아나갈 방법을 터득하나 봅니다.
고양이 밥을 줄 때는 고맙다는 분도 계시지만 눈을 흘기는 분도 있답니다. 그럴 땐 과거의 제 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하지요. 그분도 백만 번 서서히 마음이 바뀌어 어느 날 캣맘이 되시기를! 누군가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나누기로 해요. 행복도 함께 따라와요. 한 바구니가 더 얹혀서 따라와요. 작은 생명이 행복하면 온 지구가 건강해지고 풍요로워진답니다. 전 세계 모든 어린이와 어른 캣맘, 길고양이 모두 축복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