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원효스님의 기신론소(起信論疏)를 음미하고 있던 어느 겨울날, 평소 가깝게 알고 지내던 김 선생이 내가 있는 곳에 들러 '불교는 너무나 심원하여 그 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알기 쉽도록 책을 한번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신 적이 있다.
생명의 근원(根源), 우주의 실상(實相)에 대한 깨달음을 체현(體現)하는 방법,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기에 소위 무상대도(無上大道)라고도 하거니와, 만일 이를 모른다면 무엇에 의지해서 인생관을 세우고 우주관을 세워 참다운 삶을 영위하고 능히 자재(自在)할 수가 있겠는가?
하여 붓을 들었는데, 보조국사께서 남기신 진심직설(眞心直說)의 내용이 천하백미라. 이 글에 살을 덧붙이는 것으로 저술을 대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