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서 영화와 게임 제작을 공부했다.
몇 십편의 시나리오, 수 백장의 게임 그래픽, 취미로 끄적인 만화 원고들을 남기고 졸업.
고등학교를 떠나니 나는 별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상식도 없었다. 그 와중에 철학은 상식 없이도 사는 방법이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도피처치고는 과분한 곳이다. 영화적 상상을 글로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찍으려면 돈이 들지만 글을 쓸 때는 종이와 펜만 있으면 된다. 글을 선택한 이유는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숨어서 3년간 썼다. 순수 방문자 160만 Hit.
그러나 그 인기가 과연 좋은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직도 의심하고 있다. 내 글 중 내 마음에 드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제발 앞으로 하나쯤은 나와주길 바란다.
나는 비상식적으로 내게 관대하지만 내 글만큼은 용서할 수가 없다. 어쨌든 이것은 내가 숨지 않고 써보이는 최초의 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