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교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보훔(Bochum) 대학에서 독문학과 연극영화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독일 현대문학의 이해』(공저), 『브레히트의 연극세계』(공저), 『세계 연극 239선』(공저), 『독일어권 문화 II』(공저), 『독일 아동 청소년 문학과 문학 교육』, 『아동 청소년 문학과 상호문화교육』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비엔나 숲속의 이야기』, 『백남준: 비디오 예술의 미학과 기술을 찾아서』, 『안도라』가 있다.
드라마(희곡)는 소설, 시와 함께 문학의 3대 장르에 속한다. 서양 문학의 전통을 살펴볼 때 드라마는 문학의 핵심 장르로서 활발하게 창작되었으며, 연극으로 무대 위에 상연되어 끊임없이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론이 드라마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괴테와 셰익스피어 그리고 브레히트와 베케트 등 유명한 작가들의 주된 창작 장르가 드라마라는 사실은 드라마 문학의 중요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드라마 장르는 특히 독일어권 문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인 드라마 유형인 희극과 비극을 넘어서 시민비극, 서사극, 민중극, 희비극, 부조리극 등 다양한 드라마 유형이 독일어권 문학에서 새롭게 태동하거나 활발하게 수용된 것이다.
20세기로 넘어와 독일어권 드라마와 연극의 주요 경향은 브레히트의 서사극과 호르바트의 민중극으로 대변될 수 있다. 각각 사회적 모순과 개인의 허위의식 폭로에 초점을 맞춘 서사극과 민중극은 기존 드라마 양식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혁신적인 드라마 양식을 선보이면서 독일어권의 드라마와 연극은 서양 연극계에서 가장 찬란한 꽃을 피우게 된다. 그 후 독일어권의 드라마와 연극은 나치 이데올로기의 지배와 2차 세계대전의 영향 속에 완전히 명맥이 차단되어 큰 부침을 겪게 된다.
전후 독일어권의 드라마와 연극의 흐름을 고찰해보면, 부조리극과 그로테스크극 그리고 서사극이 대표적인 드라마 유형으로 수용된다. 또한 60년대 말과 70년대에는 부조리극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 식어가고 브레히트의 서사극에 싫증이 나자, 그로테스트 극, 새로운 민중극이 또 다른 드라마 유형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본 저서의 1부에서는 브레히트의 서사극, 호르바트의 민중극, 뒤렌마트의 그로테스크극,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 그리고 크뢰츠의 새로운 민중극이 드라마 유형과 기법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고찰된다.
본 저서의 2부에서는 내용과 주제 측면에서만 드라마와 연극을 분석하는 경향에 맞서서 소설 장르와는 달리 드라마 장르 고유의 측면에서 드라마와 연극을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드라마와 연극 분석에서 서자처럼 소홀히 취급되었던 드라마 장르 내의 부텍스트와 소도구에 주목하고 이것이 드라마 유형을 구분해 내고 드라마 작가의 작품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주장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저서의 3부에서는 번역과 교육의 측면에서 독일 드라마와 연극이 고찰된다. 소설과 시 장르와는 다른 드라마 번역의 특수성과 기존 드라마 텍스트 번역의 오류가 유형별로 제시되어 드라마 텍스트 번역의 질을 제고하고자 한다. 아울러 대학에서 드라마와 연극을 교육할 경우 학생의 관심과 주체적 수용을 고려하는 다양한 드라마 교수법을 소개하여 대학에서의 드라마와 연극 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일어권 드라마와 연극에 관한 연구와 교육 및 한국 연극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아울러 출판을 맡아 원고를 꼼꼼하게 읽어 주신 한국문화사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7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