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드러누운 노을도 생각이 많아지는 저녁입니다.
늘 우당탕거리며 조바심이 일상인 저에게도 쉼표 같은 시간이 예약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낙서처럼 수취인 없는 글에 작은 마음을 담아보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생각하고픈 이야기를 적는다는 건
최소한 귀찮아하지 않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세상의 일로 데이고 들어왔을 때
함께 마음 풀어줄 편안한 친구가 되어주기 때문이지요.
그리움이 습관이 되어버린 작은 소녀
항상 고개를 떨구고 있는 저에게 할머니는 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웃어라, 그래야 더 예쁘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중에 생각한 일이지만 나를 반듯하게 지켜낸 원동력은 웃음이었습니다.
웃음에는 긍정이 있고 친화력이 있고 기분 좋아짐이 있었으니까요.
시는 나에게 친구이고 상처 난 마음의 치료제였으며
지친 마음을 순화시키는 치료제였습니다.
이렇게 시라는 형식을 빌려 쓰여진 내 생각의 부스러기들을 용기 내 엮어 봅니다.
생각 주머니에 말이라는 옷을 입혀 세상 밖으로 내놓는 일이
이렇게 부끄럽고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알게 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의 생각과 공감이 이어지고
서로 마음이 닿아진다면 너무 기분 좋아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외로움과 함께해 준 이 글들에 무한 애정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