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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6411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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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큰글자도서] 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노회찬재단과 한겨레가 손잡고 2022년 5월부터 「6411의 목소리」를 매주 연재해왔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탔던 6411번 새벽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주민과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등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래에서, 노동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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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큰글자도서] 나는 얼마짜리입니까> - 2024년 9월  더보기

일하는 사람들만 보면 ‘글 써보실 생각’이 없느냐고 묻곤 했습니다. 출근길에 빌라 계단을 내려오며 마대로 걸레질을 하는 청소노동자와 마주쳐서는 “저 혹시…… 이 일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글로 써보실 생각 없으세요?” 물은 적이 있습니다. 청소노동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멋쩍어하며 “에이, 글 못 써요”라고 답했습니다. 굵은 금목걸이를 건 목에 연신 땀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분과 몇마디를 더 주고받다가 빌라 현관을 나섰습니다. 미안했습니다. 그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이에게 괜한 말을 던졌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화들이 아무 힘이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청소노동 자체가 이미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분명한 일이라고 해도, 그 노동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보십사 청하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생겨나는 계기가 됩니다. 당신의 노동을 우리가 알고 있고, 그것에 감사하며, 당신의 노동으로부터 생겨나는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을 건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주침은 또다른 사건으로의 전환입니다. 비록 거절당했지만 글을 청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가 더 반가웠고, 이후 우리는 서로 더 크게 인사했습니다. 「6411의 목소리」 편집자문위원회 회의는 ‘어디에 이야기가 있는가’ 두런두런 궁리하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저마다의 안테나를 세워 새벽의 ‘641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승객들을 발견해내는 환대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는 걸. 노동이 없는 세상은 존재할 수 없고, 세상에 존재하는 노동만큼의 새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법전에는 나오지 않는 노동, 관료들의 서류에는 적혀 있지 않은 모든 노동의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다 모으고 싶습니다. 농부가 일을 해야 세상 사람들이 밥심으로 일할 수 있고, 주얼리 노동자가 반지를 깎아야 사랑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혼자서 이룬 것처럼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상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타인의 노동 없이 살 수 없는 약한 존재입니다. 타인의 흔적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미고 있어 분별하기 어려울 뿐입니다. 서로가 스미며 사는 관계를 꼭 노동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예술과, 지식, 여행과 쉼 속에서도 서로에게 기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거나 이주민은 물론 우리 사는 곳이 이방인 이들, 우리 사는 곳이 망명지인 이들에게도 깊게 의존되어 있습니다. 그 숨어 있는 관계의 이야기에도 우리는 주목합니다. ―여는글, 「작은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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