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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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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파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말들>

김잔디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불행, 불운, 불안에 둘러싸여 자랐지만 상처 입은 적은 없다. 나의 현명하고 선한 부모님은 유년이 껍질일 뿐이라고 늘 일러주었다.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시를 쓰다 상혁을 만났다. 원고 교정을 보고 운이 좋을 땐 글을 쓰기도 한다. 여덟 살 문채, 열한 살 강아지 살구, 열 살 고양이 마리 요다 오리 소리 물리 꼬지의 주 양육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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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파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말들> - 2024년 9월  더보기

다행인 건 우리가 파주에 산다는 것이다 우리집 사십이 개월 아기는 종종 이런 인사를 건넨다. 안녕? 나는 김문채야. 나는 지구에서 왔어. 지구에서 건네는 지구인의 안부에 길을 가던 많은 지구인이 안녕? 하고 웃어주었다. 문채는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아이인데, 여러 차례 건네는 인사를 끝내 외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저 지구인이 나를 놀렸어, 나를 싫어하나봐. 이 아이에게 인사는 관계 맺기의 시작이자 끝이다. 설령 상대가 인사를 받지 않더라도, 인사를 건네는 순간 아이는 그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친구가 나를 놀렸어, 친구가 나를 싫어하나봐. 아이의 이해는 이런 식이다. 김잔디와 김상혁 역시 지구에 살고 있다. 좀 특별한 곳에서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가 파주에 산다는 것이다. 너른 길과 낮은 건물들이 마음의 온도를 높여준다는 걸 우리는 안다. 다른 곳보다 차게 부는 바람과 늦게 피는 꽃, 더 높거나 깊어 보이는 눈송이들이 종종 너무 가벼워지려는 생각들을 지그시 눌러준다는 것도. 어느 겨울 자유로를 달리는 동안, 갈라진 얼음덩이 위에서 진흙처럼 녹아가는 눈의 두께를 바라보며 이곳이 지구의 전부 같다고 여기기도 했다. 강아지 살구를 위해 이사 온 여기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살게 되었다. 파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말들. 그런 것을 인사말 삼으면 더 많은 지구인과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태어나는 기념으로 책을 내자고 합정 얼띵앤키친에서 민정 선생님을 만난 게 벌써 팔 년 전이다. ‘걸어본다 파주’를 부부가 함께 쓰게 되었다는 기쁨이 컸다. 파주의 길 이름들이 아름다워 도로명을 중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썼던 에피소드는 아이를 담게 된 우리의 책에 어울리지 않아 지운 게 많다. 이후 유희경 시인의 제안으로 2021년 위트앤시니컬 블로그에 연재를 하면서 겨우 원고가 모이기 시작했다. 풍뎅이길을 우리 동네로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살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도 익숙해졌을 때다. 민정 선생님이 건넨 바통을 상혁과 내가 자꾸만 떨어뜨리자 유희경 시인이 보다못해 트랙 안으로 뛰어들었고 그게 두번째 기회가 된 것이다. 연재 원고로도 분량이 부족해 2023년 이사 후 우리가 합쳐 열댓 편의 글을 더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문채는 누구에게나 인사를 잘하고 우리는 파주에 산다. 기쁜 인사를 모아둔 이 책이 당신을 어느 앞날, 파주로 뛰어오게 하면 좋겠다.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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