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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권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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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한 사람들로 붐빈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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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뒤에야 문득 그것이 궁금해지고, 다시 펼치면 사라지고 없다. 그 없음은 맥락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번득임과 놀람의 불연속 구간이다. 김익경의 시가 그렇다. 그의 어법은 얼핏 단정해 보이나 다정하거나 친절하지 않다. 그것은 설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정의 낭비가 없기 때문이다. 김익경의 시는 모르는 독자와 만나 “모르는 약속을 하고” 그 모름의 힘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세 시와 네 시」). 어떻게 그 모름이 에너지의 작동으로 연결될까. 그 역량은 “모르는 여자의 부고가 도착한 날/아는 여자가 부고를 쓰고 있다”거나 “모르는 여자가 쓴 부고를 아는 여자가 고친 것”처럼 누적된 황량함과(「시작하지 않음으로써 시작되는 것들」) “누가 누굴 쳐다보는지” 알 수 없는 그 모호한 무력감으로 채워져 있다(「쇼윈도의 쇼윈도」). 이러한 무력은 오히려 억제된 무의식의 분출로서 자리할 뿐 아니라 코라 세미오틱에 도달하는 욕구를 언어의 질서에 끼얹는 방법이다. 그것은 때때로 페티시즘으로 혹은 이동과 압축, 거부 등의 정신분석적 기제로 가령 “입, 자꾸 도톰해지는 헬리콥터”가 되거나(「고독감별사」) “돌아와 보니/아무도 지나가지 않았고/나를 따라”가고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Dog Show」). 즉 김익경의 시는 수신자가 불분명하고 감각의 분배 체계를 교란함으로써 정체성이 밝혀지지 않은 채 위반의 부정성을 통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반을 통해야만 시는 한층 더 조여지고 팽팽해짐이 김익경의 시가 노리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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