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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전영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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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인구 감소, 부의 대전환>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4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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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 임의진 (지은이) | 웨일북 | 2023년 6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8.7 (28) | 세일즈포인트 : 3,706
벼락거지를 피하고자 아등바등 열심이다. 돈을 알려주고 불려주겠다는 소음도 많다. 그리하여 파이어족의 경제적 자유는 모두의 꿈이다. ‘자산=행복’은 의심되지 않는다. 모두가 숫자로 검증되는 돈의 양에 사활을 건다. 도대체 어쩌다 한국이 믿을 건 돈뿐인 저신뢰 사회가 됐을까 싶다. 개발협력 전문가인 저자는 빈곤·격차 등 숱한 후진국형 사회문제에 한국 사회의 오늘을 비춰본 듯하다. 풍요 사회의 역설을 비웃듯 숫자화된 불신·불만을 끄집어낸다. 즉 주술적 성공 신화가 숫자적 중간·평균의 집단 강박을 낳았다는 의미다. 비교를 위한 숫자만큼 설득력 있는 절대기준도 없는 까닭에서다. 이렇게 중간·평균의 기본값을 흡수한 우리는 시나브로 돈의 노예로 전락한다. 해법은 뭘까. 연대·협력을 통한 공동체의 복원을 내놓는다. 구태의연(?)한 제안임에도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인간 중심의 공동체에서 숫자를 대체할 실낱같은 희망도 찾아볼 수 있어서다.
2.
두 명의 프랑스 이방인이 추적한 현대 일본의 불행관찰기. 그 결론은 인간증발이다. 매년 수천 명이 가출 후 되돌아오지 않는 기현상에 주목한다. 연 10만의 실종사례 중 상당수를 증발인간으로 본다. 죽었거나, 사라진 경우다. 잊히는 건 시간문제다. 의문스러운 건 자발적인 증발 의지로, 스스로를 지우고 사라진다. 제나라이건만 불법체류자처럼 과거와의 완벽한 단절 속에 고립된다. 인파를 피해 숨어들 곳은 많다. 도시든 시골이든 증발인간의 비밀공간은 많다. 컴백은 없다. 이름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 얼굴도 바뀐다. 도망이라 도전은 없다. 왕왕 규칙도 표준도 없이 갑자기 존재감을 확인시키기도 한다. 그러곤 다시 떠난다. 망각의 두려움과 기억에 대한 간절함 탓이다. 가족과의 재회는 생존확인에서 끝난다. 해피엔딩은 없다. 책은 그 원인을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 탓으로 돌린다. 압력솥처럼 변한 사회가 압력을 견디지 못한 사람을 수증기처럼 증발시킨다는 분석이다. 재도전을 불허하는 사회에서 몸부림쳐도 현실무게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이들은 잊혀진 존재의 삶을 택한다. 자살이든 증발이든 이는 사회적인 절망표현일 따름이다. 경쟁과 빈곤이 인간성의 상실로 귀결됐다. 수치심과 좌절감, 자괴감이 이들을 사회규범이 통하지 않는 신분세탁의 증발지대로 내몰았다. 도쿄 북부의 빈민굴 산야(山谷)처럼 지도에서 이름은 지워졌지만, 증발인간들은 실종자, 부랑자, 범죄자라는 동류의식 속에 서서히 자살해간다. 책은 사회문제를 다뤘지만, 소설처럼 쉽게 읽힌다. 직접적 문답질의와 간접적 상황묘사는 인간증발의 구조와 실태를 적절하게 표현한다. 관련사진을 그때그때 섞어내 문제의 심각성을 시각적으로 잘 묶어냈다. 현대사회가 던지는 압박과 치욕의 무게감이 구구절절 확인된다. 일본사례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한국사회의 제반현실과 판박이처럼 똑같다. 얼음장 같은 현실 속에서 증발카드를 선택한 일본의 슬픈 민낯은 곧 우리의 얘기일 수밖에 없다.
3.
  •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피로에 휩싸여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 프로젝트 
  • 이진희 (지은이) | 대림북스 | 2017년 7월
  • 13,000원 → 11,700원 (10%할인), 마일리지 650
  • 8.8 (19) | 세일즈포인트 : 45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피곤이 일상인 시대다. 신체·정신적인 피로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일상은 마라톤처럼 헐떡이는 괴로운 일이다. 탈출구가 없는 피로사회로의 진입결과다. 피로는 높아지고 흥미는 낮아지는, 번아웃(burnout)증후군의 탄생배경이다. 심신의 에너지 고갈과 함께 무관심을 넘어 냉소현상까지 연결된다. 지속되면 십중팔구 우울증이다. 뛰었다면 쉬는 게 맞다. 그런데 삶이란 그리 간단치 않다. 엉거주춤 빈둥거리면 금방 또 출발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에너지는 고갈될 뿐이다. 책은 오늘도 소진되고 있는 현대인을 위한 번아웃 탈출방법을 다룬다. 피로사회·개인피폐를 다룬 다른 책과는 다소 구분된다. 가볍지만 구체적이고, 얇지만 실천적인 해소전략으로 번아웃(?) 독자를 배려한다. 저자는 몸과 맘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한의원 원장이다. 임상경험과 학계연구를 적절하게 글의 재료로 쓴다. 번아웃은 감기다. 누구든 찾아온다. 인정해야 가래 대신 호미로 막아진다. 버티고 참는 건 별로다. 피곤함을 간과하지 말라는 얘기다. 핵심은 후반부다. 전반부는 번아웃증후군의 원인진단에, 후반부는 해결방안으로 마음습관과 해소전략을 소개한다. 책 읽을 에너지조차 소진됐다면 후반부만으로 괜찮다. 번아웃 책이니 그래도 힘들면 덮고 자라(?)고 안내한다. 독서부담을 꽤 낮췄다. 구체적 행동강령으로 휴식과 독서를 권한다. 에너지 충전에 좋다. 맘도 좀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 착한 사람 혹은 능력자란 외부평가는 번아웃을 가중시킨다. 본인무게에 타인시선까지 더해지니 자신을 먼저 챙기는 게 우선이다. 과감한 No가 필요하다. 일과 돈은 후순위다. 피로함정에서 홀로 벗어나긴 어렵다. 시스템적인 환경조성이 필수다. 사랑하는 사람의 지지와 격려만큼 결정적인 게 없다. 해법은 간단하다. 당장은 잠 잘 자기. 충분한 수면의 힘이다. 운동과 스트레칭은 체력회복에 좋다. 일러스트를 통해 실천자세도 알려준다.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자면 감사일기 같은 것도 추천한다. 베개와 수건을 활용한 감정통제는 독특하고 재미나다. 한의사답게 경락을 두드려 에너지 순환을 돕는 방법도 알려준다.
4.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내달려도 길을 잘못 들면 무용지물이다. 현대인은 바쁘다. 언제부턴가 바쁨을 입에 달고 산다. 호구지책 탓이리라. 세월은 이럴 때 냉정하다. 뒤돌아본들 후회막급이다. 삶이 고민스러운 건 한번뿐이기 때문이다. 유한하기에 삶은 공평하고 진중한 법이다. 그렇다면 삶의 목적은? 당연히 행복이다. 입신양명이든 자산축적이든 성공이란 이름의 최종종착지는 행복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왕왕 길을 잃는다. 과정과 결과를 헷갈려하며 풍요로움 속의 불행과 맞닥뜨린다. 성공과 행복은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극도의 빈곤을 빼면 물질적인 부유함과 정신적인 행복감의 비례관계는 한계효용의 체감법칙이 적용된다. 역설이다. 많은 학자가 성공했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는 이들의 호소에 주목, 연구한 결과다. 책의 문제제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성공의 지름길로 통하는 하버드의 불행 원인에 주목한다. 목적 없이 물질적 부(성공)를 좇으니 행복에서 멀어졌다는 이들의 경험치가 토대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이상과 관념이 아닌 현실과 행동에서 행복은 구체화된다. 즉 눈앞의 즐거움을 희생시킨 앞날의 행복은 없다. 책은 ‘성공≠행복’을 반복하진 않는다. 대신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상황논리를 통해 행복기술을 전파한다. 소비현장, 경력관리, 목표수립 등, 매 상황별로 행복을 현실화시키는 전략을 보여준다. 가령 행복을 위한 6가지 습관은 △감사일기 △친절한 행동 △경청 △좋은 일 3가지 △마음 챙김 호흡법 △최고의 모습 상상하기 등이다. 지금 이 순간 즐겁게 일하도록 마음가짐부터 바꾸라는 조언이다. 현실을 희생하고 더 벌어본들 행복과 무관하니 결과보단 원인에 집중하라고 거든다. 사소한 즐거움에 주목하자는 얘기다. 책은 학문적 행복연구와 무관하다. 내용 태반은 행복기술을 체득하는 행동강령에 할애했다. 따라서 거창한(?) 제목에 현혹될 일은 없다. 그럼에도 방향을 잃기 십상인 우리들에게 행복을 고민하는 기회를 준 것만으로 그 의미는 적잖다.
5.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서울은 욕망, 그 자체다. 더 빨리 더 많이 갖고자 인간욕망이 일상대결을 펼치는 생존무대다. 개중엔 승자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자칭 패배자다. 승자일지언정 기쁨은 길잖다. 숨 고르기 무섭게 새로운 무한경쟁에 내몰린다. 승부는 한층 힘들어진다. 결국 모두가 낙담과 불행을 호소한다. 그렇다고 도시를 떠나기란 어렵다. 쉽게 내버릴 수 없는 호구지책의 현실압력이 상존한다. 이를 통해 사적 자본주의는 실현된다. 생산도, 소비도 도시지향에 최적화된다. 그 결과물이 후생증대라고 교과서는 가르친다. 과연 그럴까? 답을 쉬이 내주지 않는 의문이다. 도시와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현실경험 때문이다. 책은 이 물음에서 시작한다. 회사에 다니며 가족을 일구고 살아가는 평범한 40대 가장 2명이 끝이 뻔한 도시생활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대안이 시골카드다. 그들은 TV 속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전혀 사실적이지 않음을 안다. 즉, 배고픔과 외로움을 모를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다. 되레 시골과 자연을 알수록 움츠러드는 두려움이 더 컸다. 최소한의 삶조차 가당치 않을 것이란 방어기제도 많다. 그래서 선배들을 찾아다녔다. 책은 그 기록이다. 절대 만만치 않은, 도시만큼 팍팍한 시골생활의 진실이 간절했다. 요즘 유행인 설익은 귀촌, 귀향교육은 거부한다. 단어가 아닌 체온이 필요했다. 이때 선생님으로 칭하는 8명의 시골선배가 던져주는 인생스토리가 저자들에겐 이상과 현실의 갈림길을 한길로 모아내는 동력이 됐다. 8명의 삶을 통해 본 행복한 시골밥벌이의 모색이다. 책은 색다르다. 유사서적이 대개 시골생활의 찬양(?)과 권유로 마무리된다면, 책은 도시인간의 시골생활 경계론으로 점철된다. 정말 괜찮은지 묻고 또 묻는다. 결과는 여전한 도시거주다. 제목이 시골수업인 이유다. 수업은 현재진행형이고, 이들은 아직 도시를 못 떠났다. 반면 시간과 자세는 벌었다고 자평한다. 도시에 살지만 시골을 꿈꿔도 될 충격 흡수장치로서의 시골수업인 셈이다. ‘도시퇴사’를 당장 이룰 수 없다면 책은 곱씹어봄직하다. 시골생활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덤이다.
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어른부재의 시대다. 아무리 봐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보인다. 요컨대 어른아이가 판친다. 정치권이든 직장이든 볼썽사나운 나잇값 반비례 인물들이 적잖다. 그래놓고선 나이만 내세워 어른대접을 강요한다. 이들에게 나이는 권력이다. 횡포를 부릴 절대조건이다. 이를 직시하는 연장자로서의 훌륭한 어른은 생각보다 많잖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대단절은 자연스럽다. 모두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단순히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일 수는 없다. 어른에겐 의무가 뒤따른다. 연장자의 험담이 잘 허용되지 않는 한국사회임을 감안하면 후속세대가 느끼는 어른부재의 체감정도는 더하다. 어른공경의 유교적 위계질서의 가르침이 여전해 함부로 거역하지 않을 따름이다. 속내는 타들어간다. 노인과 어른은 다르다. 생물적 가령(加齡)이 정신적 존경을 담보하진 않는다. 따라서 어른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버릇없음을 탓하기 전에 믿고 따를 지혜주머니로서 본보기가 되자면 학습은 필수다. 믿고 따를 멋진 어른에겐 노력이 전제된다. 어른공부가 절실하다. 책은 『어른의 의무』로서 3가지를 제시한다. 나잇값에 맞는 존경받는 어른에게는 △불평하지 않기 △잘난 척하지 않기 △기분 좋은 상태 유지하기 등 3가지 생활습관이 있다는 경험칙을 녹여냈다. 저자가 사는 일본은 초(超)고령사회다. 4명 중 1명이 65세를 넘겼으니 고령인구의 제반문제는 일찌감치 폭넓게 경험했다. 결론은 ‘노인→어른’을 위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 노인에 머물면 후속세대의 포기는 더 공고해진다. 어른수업은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기경험에 도취되기 보다 귀를 열어주라는 얘기다. 그 실천전략이 3가지 어른의 의무다. 무지와 겸손을 알아야 어른인 법이다. 어른이 못 된다면 적어도 꼰대는 되지 말아야 할 터다.
7.
드디어 14%(고령사회)를 넘긴다. 전체인구 중 고령인구(65세↑) 비율이다. 2017년 5월부로 늙은 한국은 기정사실이 된다. 엄청난 속도다. 7%에서 14%까지 18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은 73년, 일본도 24년 걸렸는데 한국은 그 기록을 갱신했다. 초고령사회(20%)까지의 예상속도도 한국은 8년, 즉 2026년으로 추계된다. 세계 최단속도다. 2020년이면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중 선두세대도 65세로 착착 진입한다. 그렇다면 준비상황은 어떨까? 주지하듯 과락 점수다. 모든 걸 각자도생에 떠넘기는 형국이다. 사회적 대비 태세는 기대이하다. 개인준비도 불문가지다. 눈앞의 호구지책 탓에 노후준비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불확실을 동반한 우려 속에 시간만 지나간다. 노후자금으로 포장되는 금융권의 공포마케팅은 허탈함과 박탈감만 안긴다. 책은 한국보다 일찍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사회의 노후준비를 15개 지침으로 알려준다. 의사·교수·작가 등 해당전문가가 실제 검증해 본 노후생활의 불안지점과 해결방법을 제안한다. 두루뭉술한 편견·왜곡과 달리 다양한 사례·자료를 제시하며 겁먹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의 행동강령을 알려준다. 키워드로 구분하면 건강, 주거, 재산, 생활 등으로 나뉜다. 늙는다고 일순간에 전부 퇴화하지 않을 뿐더러 감정·직감은 더 발달한다는 연구결과 등 과장된 노년불안부터 바로잡을 걸 권한다. 구체적으로 유산이 적어도 자녀분쟁은 발생하니 미리미리 유언장을 써둬 갈등씨앗을 없애는 방안을 내놓는다. 암도 유전보단 생활습관이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최대한 요양시설·병원은 멀리하라는 조언도 독특하다. 말년의 보금자리는 집이 최고라는 얘기다. 더불어 밥보다는 고기가 바람직하다. 혈당치를 낮추는 술도 좋다. 뱃살을 조심할 시기는 지난 까닭이다. 책의 지향점은 80%의 일본노인이 스스로 생활하는 것처럼 노년기의 자립생활이다. 나이 50은 그 준비에 제격이다. 노년생활을 위한 중년 준비에 방점을 찍는다.
8.
  • 거리 두기 -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힘 
  • 임춘성 (지은이)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 15,000원 → 13,500원 (10%할인), 마일리지 750
  • 8.1 (27) | 세일즈포인트 : 463
우리의 스트레스, 그 절대다수는 사람문제다. 돈·일 등 직접적인 단어·문법은 달라도 행간엔 늘 주변사람과의 갈등관계가 밤잠을 설치도록 강제한다. 그렇다고 관계를 안 맺을 수도 없으니 마뜩찮고 갑갑하다. 세상이란 게 속모를 이들이 모인 거대한 의문부호라면 세상공부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가까우니 휩쓸리고, 멀어지니 쓸쓸하다. 적당한 거리란 그만큼 어렵다. 책은 이 때문에 써졌다. 왜 힘든지, 상대 때문인지,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궁금해 기획했다는 게 여느 실용서적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글쓰기가 매력인 공학도 출신 현직 교수인 저자의 말이다. 출발은 ‘우리’란 말로 내 곁에 깊이 들어온 사람에서 비롯한다. 악마와 천사의 관계변신은 우리로 불리는 멤버일수록 더 잦아진다고 봐서다. 그러니 무엇보다 나를 아는 게 먼저라고 강조한다. 나와 세상, 그 사이를 정확히 볼 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 설정이 가능해서다. 거리 두기다. 책은 위로나 공감보다는 해결책에 방점을 둔다. 사건과 상황의 정확한 구조나 이해관계·역학관계를 파악해 전체를 시스템이란 관점으로 본다. 그 시스템의 빈틈과 균열을 거리조절의 실패로 규정한다. 무엇보다 공학자답잖게 시시콜콜 문학·철학·역사를 뛰어넘는 지적인 비유와 사례로 설득한다. 그 해법으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논리적으로 제안한다. 모두 8가지 거리조절 실패 상황을 던지고 각각의 생존비결을 시스템적으로 내놓는다. 해법은 본인의 자세에서 찾는 게 설득적이다. 가령 휘둘리지 않으려면 상대로부터의 의존성을 낮추라 권한다. 그 상대가 아니라도 충격을 줄이도록 대안인물을 찾는 일종의 분산투자를 제시한다. 버림받지 않자면 상대가 나를 못 버리게 전환비용을 올려버리라고 한다. 또 손해 보지 않으려면 눈높이를 낮춘 원칙으로 상대와 원만한 거리를 가질 것을 권유한다. 핵심은 사이존재, 즉 관계역학(매개)의 이해다.
9.
빠른 길과 바른 길은 다르다. 아무리 빨라도 본인이 생각하지 않은 다른 길이면 무용지물이다. 도착시점은 늦어지고 비용·수고는 늘어난다. 속도시대 현대인의 숙명이다. 제대로 된 인생고민 없이 떠밀리듯 기계적인 사회진출로 첫발을 떼는 까닭이다. 이후엔 고민·후회의 연속이다. 직장과 가정, 사람 모두가 피로를 동반한다. 흥미와 만족은 낮다. 변화를 갈구하지만 속내 뿐이다. 책은 이들을 위한 충분한 동의와 대안을 제시한다. 2명의 저자가 스스로 겪었던 변화갈망을 소개하고, 그 실현방법을 ‘평범→비범’으로 체화시킨 유명인물의 사례로 뒷받침한다. 요약하면 멈추라는 주문이다. 목표조차 세우지 말고 그저 원하는 게 뭔지 곰곰이 탐색하는 시추(試錐)시간의 제안이다. 백세시대, 위대한 멈춤에서 삶을 바꾸고 싶다면 주목해 봄직하다. 책에 따르면 전환점(Turning Point)은 없다. 긴 시간의 전환기(Turning Period)가 인생 전체에서 시점으로 보일 뿐이다. 기간이기에 실험과 성찰이 전제되며, 그 결과가 비범한 인생으로 연결된다. 하던 걸 멈추고 삶을 재점검하면서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추기간은 걸출한 역사인물에게서 그 정합성을 인정받는다. 착각하기 쉽지만 직장을 그만두거나 은둔하는 건 전환의 본질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 전환기의 퇴비를 축적할 수 있다. 책은 9가지 방법론을 제안한다. 암스트롱은 독서를, 헤세는 취미를, 소로는 공간에서, 융은 상징에서, 알리는 종교에서, 프랭클린은 공동체에서 전환계기를 찾아냈다. 이밖에도 글쓰기, 여행, 스승 등이 거론된다. 이때 명심할 건 나를 향한 질문이다. 내가 누구이며, 나다운 삶은 뭔지 그 질문에서 전환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10.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왜 안 나올까 이제나저제나 했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인 까닭이다. 그만큼 출산.육아휴가의 공론화를 더 미룰 수는 없다. 어쩌면 한국사회가 직면한 난제 중 하나인 인구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무이의 선택카드다. 엄마가 불행하면 모든 건 사라진다. 남성전업의 보조역할로서의 전업주부는 그 역할을 잃어버렸다. 맞벌이가 아니면 당장의 호구지책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래놓고 애 낳아서 잘 기르라 벼르고 얼러본들 비난만 살 뿐이다. 판을 깔아줘야 사람은 움직인다. 더 이상 워킹맘이 죄인이면 곤란하다. 이들이 웃어야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 제도를 만들었다고 끝난 건 아니다. 제도가 있어도 못 쓰면 무용지물이다. 한국의 육아?출산휴가가 그렇다. 인식 개선으로 3개월 육아휴가야 꽤 일반화됐다지만 아직 멀었다. 출산휴가는 물론 남편의 휴직 활용은 어불성설이다. 책은 자녀 셋을 키워낸 열혈 워킹맘의 출산휴가.육아휴직 사용설명서다. 선택받은(?) 직업.회사라 보편화하기엔 위화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저자 주장이 퇴색하진 않는다. 책은 두 파트로 나뉜다. 앞은 다양한 사례분석, 뒤는 일종의 행동강령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조화가 왜 힘들고,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생히 묘사한다. 특히 출산휴가 후 복직보다 퇴사가 많은 상황에서 ‘경단녀’함정에 안 빠지도록 나름의 준비사항과 로드맵도 제안한다. 저자의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육아휴직을 두 번 해보니 감당 못할 일은 아니라는 쪽이다. 출산파업이 거센 지금, 그 양립조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해본다.
11.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둘러본들 답답할 따름이다. 갈등은 넘치고 해법은 마뜩찮다. 울분을 넘어 포기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위기감조차 별로다. 눈앞의 호구지책에 다가올 시대변화를 넘어서려는 고민은 사치일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는 그나마 비켜섰다. 문제는 청춘세대다. 이들에게 한국사회는 청춘 특유의 본능조차 거세시킨다. 보다 나은 내일은 희망사항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부모는 청춘세대에게 조언한다. 당신들의 뒤를 따르라 재촉하고 위협한다. 고도성장기 때 기획된 욕망 논리에 올라타라 강권한다. 청춘은 헷갈리고 좌절한다. 욕망과 소유를 결코 일치시킬 수 없어서다. 책은 청춘들에게 달라진 패러다임에 어울림직한 새로운 인생경로를 제안한다.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 다른 길을 걸어가라는, 기존상식을 뒤집는 생애모델이다. 지향은 행복이다. 자본주의의 양적 소유 대신 개개인의 생활행복을 추구한다. 요컨대 독립청춘의 선언이다. 무대는 지방도시다. 서울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는 43명 청춘들의 도전을 옴니버스로 소개한다. 대기업이, 고임금이 아니라도 인생실패일 이유는 없다는 문제제기다. 크게 키워드를 나누면, 예술, 고졸, 농사, 요리, 동업, 창업, 가업 등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선 표준편차를 벗어난, 하면 안 될 일을 고집하는 청춘들이다. 프리랜서 기자이자 동년배인 저자의 차분하되 생생한 글쓰기도 장점이다. 1,300명이 경합한 제2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카카오)의 대상작답게 청춘들의 열렬한 응원·공감도 확인했다. 저자는 이렇게 열심인 젊은이들이 많아질수록 균열은 커지고, 이게 또 청춘들의 용기가 될 걸로 믿는다. 작지만 큰 포부다. 줄지어 앞 사람 뒤통수만 보고 가면 주위풍경은 놓치는 법이다. 청춘, 용기를 가질 때다.
12.
성공욕구는 인간본능이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워졌다. 세습자본주의란 단어처럼 성공을 위한 출발라인이 달라졌다. 누구는 벤츠타고 출발선에 서지만, 누구는 부양식구를 수레에 태운 채 준비한다. 신호가 울린들 결과는 뻔하다. 사실상 계층(자산기준) 이동의 사다리는 없는 세상이다. 그러니 청년인구는 향상(向上)심을 잃는다. 결혼을 연기하고 출산을 포기한다. 낳아본들 자녀의 미래는 밝지 않다. ‘성공=행복’이 아니니 눈높이를 낮춰라 조언한들 먹히지 않는다. 2016년 한국사회는 이런 날 선 갈등이 가득하다. 이대로라면 곤란하다. 정의와 공정이 전제된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행복모델이 요구된다. 노력하면 오를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필요하다. 책은 이 지점에서 기획됐다. 포기보다는 희망을, 재능보다는 노력이 옳다는 논리를 피력한다. 완벽한 공정경쟁은 아닐지언정 그래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성과로 연결되는 다양한 방안을 심리학적 근거로 설득해낸다. 그 결론이 ‘그릿(GRIT)’이다.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태도, 투지, 끈기, 의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시대역경을 이겨낸 성공인물의 공통분모인 건 당연지사다. 그릿이 높을수록 ‘시작→완성’의 결과물은 좋아진다. 열정과 끈기의 조합이다. 그릿을 기르는 방법은 4가지다.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이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심리적 자산이니 필요한 건 결심 뿐이다. 책의 대부분은 이 4가지를 확보하는 방법론을 소개한다. 자녀를 위한 그릿 업그레이드 전략도 있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취업준비생이면 면접 때 재능형보다 노력형이 선호된다는 논리도 눈여겨볼만하다.
13.
  • 노년의 삶 - 우리는 결코 알지 못하는, 노인이 된 부모 이해하기 
  • 추기옥 (지은이) | 들녘 | 2016년 9월
  • 13,000원 → 11,700원 (10%할인), 마일리지 650
  • 세일즈포인트 : 175
2020년이면 제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선두그룹이 65세에 진입한다. 운 좋게 정년연장 수혜를 받아도 65세면 사실상 근로현장에서의 은퇴가 불가피하다. 이들 인구가 2030년까지 1,000만을 웃돈다. 거대인구의 대량은퇴인 셈이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단기·주변부 일자리에서 서성거리겠지만 근로품질·소득수준은 하향조정이 불 보듯 뻔하다. 강제퇴장은 근로소득 단절로 끝나지 않는다. 부모봉양·자녀양육이 여전해 소득확보의 스트레스는 물론,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끝에 질병·고립의 이중함정마저 산재한다. 정도차이는 있을지언정 선배세대도 이런 노후를 기대하진 않았을 터다. 지금의 중년보단 낫다지만 노년의 삶이 어둡고 아프며 외로운 건 마찬가지다. 때문에 항간을 떠도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소외·무시·질타의 세대 간 대결구도는 옳지 않다. 시급한 건 이해·배려·격려다. 책은 노인이 된 부모를 이해하는데 제격이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전문가답게 노인의 맘과 몸, 그리고 상황을 경험적으로 풀어냈다. 노인이 된 부모에게서 발견되는 문제행동 및 그 대처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쉽게 읽히지만 쉽게 끄덕일 수 없는 주제를 담담하게 그려낸 이 책은 전대미문의 ‘늙음’에 봉착한 한국사회의 불편하되 엄연한 현실적 자화상이다. 특히 고령국가의 유력한 사회문제가 치매대응이란 점에서 이를 다룬 파트는 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노인이, 부모가 달라졌다고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내일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게 옳다. 그들이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낯설지만 감내할 일이다. 우리가 노년의 삶을 이해하는 건 곧 늙어갈 당사자성의 현역세대답게 고령사회를 이해하는 최소한의 자세인 까닭에서다.
14.
모든 건 행복을 위해서다. 개인부터 국가까지 존재 이유는 결국 행복추구를 위함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행복을 잃어버렸다. 갈수록 불행에 더 가까워지는 아이러니의 시대에 산다. 행복하려 일하는데 수단과 목적이 자주 배치된다. 불행지표 1위 한국사회의 자화상이다. 사람냄새 가득한 가족과 동네는 사라지고 인간상실의 경쟁과 견제만이 삶의 주변에 자욱하다. 책은 30년에 걸쳐 일본에서 조용하되 폭넓게 실험 중인 인간회복을 위한 행복보고서다. 모든 게 열악하고 부족한 열도의 변방 후쿠이가 행복도 ? 학력 ? 수입 ? 취업률 등에서 탁월한 1등을 보이는 이유를 캐묻는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 결과다. 책을 통해 우리는 주먹구구가 아닌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동네부활의 진면목을 배울 수 있다.
15.
  • 부모공부 - '모든 부모'를 위한 종합 양육 교양서 
  • 고영성 (지은이) | 스마트북스 | 2016년 8월
  • 14,800원 → 13,320원 (10%할인), 마일리지 740
  • 7.8 (42) | 세일즈포인트 : 3,115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부모란 어렵다.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늘 새로운 도전과제 천지다. 부모가 일이라면 자녀양육만큼 극한 직업도 없을 터다. 자녀기능 중 노후의탁의 보험역할이 사라진 지금은 더 그렇다. 종족번성과 단기재롱의 효능을 빼면 꽤 밑지는 장사다. 다만 출산·양육은 본능문제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요즘이야 자녀출산이 선택카드로 부각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낳고 싶은 건 본능이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연기와 포기로 구분될 뿐이다. 그럼에도 주변사례를 보건대, 부모 되기는 넘기 힘든 허들이다. 잘 키우는지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책은 해보지 못한 양육경험 앞에서 서툴게 방황 중인 이 시대 부모를 위해 기획됐다. 부모라면 누구든 고민하는 아이의 환경·정신·마음과 관련된 22가지 키워드를 막연한 감이 아닌 이론·실험·과학적인 논리 근거로 조목조목 쉽게 설명해준다. 어디서 봤을까 싶은 다방면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설득력을 높인다. 책은 완벽한 부모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완벽한 부모라는 세뇌는 죄책감과 무력감만 남기는 폭력에 가깝기에 과감하게 버리라 조언한다. 육아를 집안일보다 힘들게 느끼는 부모라면 그 부정적인 영향은 결국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돼서다. 때문에 실수하되 노력하며 위로하는 자세가 대안이다. 아이의 극심한 스트레스도 실은 부모의 과욕 탓임을 과학적으로 경고한다. 행동요령도 있다. 가령 2세 이하라면 무조건 스크린과 떼어놓고, 게임은 부모와 함께 하라는 식이다. 내 아이를 잘 알고 싶다면 일독이 아깝잖다.
1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고도성장기의 최대덕목은 근면·성실이었다. 열심히 내달리면 그걸로 족했다. 운까지 붙으면 성공신화에도 쉽게 이름을 올렸다. 100m 결승전처럼 모세혈관의 작은 에너지마저 한껏 뽑아내 전력질주하자는 분위기가 압도했었다. 넘어져도 초인적 극복기제가 당연시됐다. 2016년 대한민국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더는 아니다. 성장은 멈췄고 활력은 줄었다. 뛰어본들 손에 쥘 게 별로다. 회사도 사회도 패러다임 전환의 거대장벽 앞에서 방황 중이다. 제한된 자본·노동으로 부가가치를 더 키워야함에도 속 시원한 해법은 없다. 생산성을 높여야하는 만큼 피로감만 누적된다. 대체 가능한 방향은 혁신적 사고와 창조적 수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없는 길을 만들어야 할 운명이다. 문제는 첫걸음이다. 책은 휴식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혁신과 창조가 근면과 성실로 담보되지 않듯 내려놓고 쉴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말한다. 비워야 담아내듯 일하지 않을 때 더 큰 성과가 나온다는 도발적 문제제기다. 멍 때리기가 기억력과 학습동기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보건대 낭설은 아닌 듯하다. 더구나 저자는 과학전문기자로 책을 관통하는 다양한 논리근거를 반복한다. 현명한 포기가 의외의 선물을 안겨주기에 시간에 쫓길수록 맘 놓고 쉬라 제안한다. 책에 따르면 낮잠도 명상도 산책도 좋다. 아이작 뉴턴도 존 레넌도 쉴 때 성과를 냈다. 휴식은 낭비가 아니다. 꼭 필요한 것에 주목하고 집중하는 마음가짐이자 생각방법이다. 속도지향적인 정보홍수는 함정이다. 인생사 본질은 결코 바쁨에서 찾아질 수 없다. 자칫 놓치는 것만 늘어난다. 휴식이 나를 찾아준다면 쉬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17.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취미는 그럴싸할수록 대접받는다. 한때는 자기소개의 필수항목이었으니 오죽했을까. 없는 취미, 그럼에도 안 들키자니 머리까지 싸맸다. 음악·영화감상이니 독서·여행이 무난했을 터다. 다만 먹고사는 게 힘들어지면서 산책은 이제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 화제로 전락했다. 시간도 돈도 없는 이들에게 취미는 한가한 이슈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취미는 필수다.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백번 낫다. 굳이 취미라고 고상한(?)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 고정관념만 깨면 된다. 그냥 일상에서 즐겨하는 것이면 뭣이든 취미일 수 있다. 철저히 본인만족이 최우선이다. 타인 시선이 개입하면 취미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책이 주장하는 산책은 좋은 취미다. 비용 대비 산출효과가 훌륭하다. 삶의 질에 직결된다니 불문가지다. 그래서 ‘걷기의 재발견’이다. 저자는 “상상이상의 풍요로움”을 언급한다. 책은 정확하게 실용적이다. 걷기를 통한 철학적 사유 운운은 없다. 오직 걷기효과에만 주목한다. 산책 자체가 돈 안 드는 취미에 시공간의 제약마저 없는데 얻는 건 상상 이상이라고 꾄다. 걸으면 삶이 바뀌고 저자 본인이 실제 그랬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재정, 자유, 건강, 사회성의 4대 효과다. 피부로 느끼는 계절감 등 측정불능의 경제효과는 덤이다. 말로만이면 믿지 않을 듯 싶었는지 군데군데 통계와 인용으로 설득력을 높인다. 걷기 편한 도시, 즉 도보 친화성과 생활 만족도의 비례관계가 대표적이다. 좀 과장되는 면이 없진 않지만 개별적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걸으면 활력이 생기고 넓게는 이웃·마을까지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다만 미국 역서라 생뚱맞은 조언도 있지만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자동차를 멀리하고 먼 곳은 대중교통, 가까운 곳은 자전거를 타라는 식이 그렇다. 당연히 차량 우선의 한국에 곧이곧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유용성보다 방향성만 챙겨도 좋다. 어차피 산책이 좋다는 건 오천만의 상식 아니던가. 걷는 건 인류본능이건만 갈수록 앉으려고만 하는 세태니 책의 문제제기는 충분히 옳다. 걷기는 일상일 수밖에 없다. 지금 바로 가능한 손쉬운 걷기야말로 잃어버린 본능과 일상을 되찾는 계기일 수 있겠다.
18.
  • 1인 1기 - 당신의 노후를 바꾸는 기적 
  • 김경록 (지은이) | 더난출판사 | 2016년 4월
  • 14,000원 → 12,600원 (10%할인), 마일리지 700
  • 8.6 (35) | 세일즈포인트 : 829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착각하는데, 돈이 다는 아니다. 특히 노후생활 때는 더 그렇다. 물론 필요하다. 많을수록 더 좋다. 돈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다만 돈이 행복의 마침표는 아니다. 사람들이 왕왕 잊는 화두로서 더 중요한 게 있다. 인간관계와 사회역할, 신체건강 등이 그것이다. 제아무리 부유해도 이것들이 없으면 은퇴품질은 떨어진다. 책은 해법으로 기술을 제안한다. 무릎을 칠 일석삼조의 카드다. 기술 하나면 사람과 역할, 건강 모두 풀린다. 무엇보다 저자의 탁월한 식견과 단단한 내공을 믿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기술과 노후는 최선이자 최적의 조합이다.
19.
자고로 호구지책은 매서운 법. 밥벌이의 고단함은 어떤 가치 추구보다 현실적이고 반복적이다. 자유란 게 밥벌이를 벗어날 때 찾아지듯 밥벌이에 얽힌 순간 인간은 종속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을의 숙명을 강제당한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 삶에 나는 없다. 오직 남의 시선과 생각, 평가만 집중한다. 타자의 시선이 본인 행동의 절대강령인 셈이다. 위계적 직장질서는 물론 동지적 친구관계에서조차 왕왕 나는 실종된다. 결정권·발언권은 입안에 머물 뿐 상대를 따르면서 갈등 고민을 종료한다. 그 결과, 남을 신경 쓸 새 본인은 곪아터진다. 평판과 관계란 이름으로 내보내야 할 솔직한 감정은 묻어두고 제 혼자 생채기를 상처로 키워간다. 예외는 일부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독립은 그래서 힘들다. 솔직하게 표현하며 거절하는 용기란 그만큼 어렵다. 그런데 만약 단호한 의견표명이 우려와 달리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된다면 어쩔 것인가. 상식을 파괴하는 파격적 진단으로 혹여 이 가설이 옳다면 우린 지금껏 헛걱정 속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 셈이다. 책의 문제 지점은 여기다. 거절 후의 실망을 염려해 양보·손해를 감수하지 말라는 얘기다. 싫다고 말해도 사랑받는 비법은 신뢰 구축이다. 25년간 이렇듯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해온 심리전문가의 주장이니 곱씹어 들어봄직하다. 실망시켜 미안해도 소중한 건 나일 수밖에 없으니 단호해지라 주문한다. 내키지 않는데 무리하게 해봤자 관계만 더 나빠져서다. 말은 쉬운데 문제는 행동이다. 이럴 때 현자(賢者)의 한마디. “모두의 친구는 그 누구의 친구도 아니다(아리스토텔레스).”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140 보러 가기
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다. 일의 자력에 이끌려 관성처럼 흘려보내는 바쁜 24시간이 재론의 도마에 올랐다. 실업인생에 비해 일이라도 있으니 감사하라면 무책임하다. 월급에 목매인 반강제적인 압류인생에게도 삶을 재검토해볼 이유와 권리는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거대한 톱니바퀴의 정렬된 날처럼 일에 파묻혀 허겁지겁 살아낸다. 일부는 일벌레로 전락, 일에서 존재가치까지 찾는다. 일의 쾌감을 느껴라 훈수하는 책까지 있을 지경이다. 과연 이 삶은 괜찮을까. 아쉽게도 훗날 잘 살아왔다 반추할 인생은 적을 듯하다. 많은 선배세대가 그랬듯 늙어서야 후회하는 고령방황이 아니면 다행이다. 선행경험은 후행교훈을 남긴다. 당연한 듯 받아들인 회사인간에 대한 반론제기, ‘삶=일’이 아닌 ‘삶=일+나(가족)’의 깨달음이다. 요컨대 나를 지탱하는 물질적 토대만큼 정신적 만족도 중대한 인생목표의 한축으로 양립조화가 필요하다. 책은 취미에 주목한다. 궁합이 맞는 취미를 잘 체득하면 행복품질을 끌어올린다고 봐서다. 그 과정적 희열은 부지불식간의 몰입에서 확인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젖는 취미라면 그게 몰입이고 행복이다. 반대로 취미에 강제는 없다. 하란다고 생겨지지 않는다. 흥미와 기쁨을 자연스레 분출시키는 게 취미다. 이때 자발적 몰입은 가능해지고 생활품질은 향상된다. 인간행복은 물질풍요가 아닌 몰아지경에서 극대화되기에 몰입경험의 반복·향상은 체감행복을 승화시킨다. 책은 다양한 취미생활에서 열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법을 소개한다. 그 활력원천은 29가지, 5대 키워드로 구분되는데 각각 맛·향기, 공예, 신체활동, 예술, 사색·공부 등이다. 일반적인 취미 나열이 아니라 포섭력이 높다. 몸으로 즐기는 몰입, 요컨대 신체활동의 즐거움으로 댄스스포츠, 스쿠버다이빙, 펜싱 등을 거론한다. 요즘 어른에게 인기인 목공·칵테일 등도 있다. 자칭 호기심 강한 대학생 저자가 몰입에 성공한 29명의 프로페셔널을 만나 해당 취미의 개괄부터 방법론까지 엮어냈다. 개별적인 구체 정보의 함량미달은 작은 흠이다. 책에서 본인에게 맞는 몰입거리를 찾았다면 그 다음은 자신만의 발품·손품이다. 이것이야말로 본인만의 몰입을 찾는 첫 만남이다.
21.
공부는 평생화두다. 학령기가 끝났다고 손 놓으면 더 나은 삶은 사라진다. 향상(向上)심은 인류 발전의 원천욕구 아니던가. 하물며 생존환경이 빡빡해진 현대사회에서 공부는 불편·불안·불만을 통제하는 중대한 추동엔진이다. 공부라는 게 바늘구멍이라는 표현처럼 노력 대비 효과의 논공행상은 차치하고 ‘불행 → 행복’의 연결지점인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잘 살아냈다는 사람치고 평생 배우지 않은 이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평생학습이다. 실제 학습능력은 중요한 생존무기다. 일이 되게 하자면 판단력과 사고력이 필수다. 효율적 학습능력의 부재는 장수사회 생존을 위한 최적화의 포기로 해석된다. 문제는 공부법이다. 가뜩이나 피로하고 시간조차 별로 없는 현대인에게 무작정 공부는 의욕만 저하시킨다. 학습 클리닉까진 아니라도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의 수요는 그래서 많다. 책의 의도는 여기에 있다. 현대인의 공부 필요에 주목, 인문과학자 7인의 공부법을 배워 본인에게 체화해보자 권유한다. 정신건강 전문의답게 저자는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동서고금 7인의 학습법을 인지과학·두뇌유형에 적용해 해설한다. 이중 본인유형을 찾아 벤치마킹하자는 게 핵심이다. 재미난 건 정약용의 공부법(메타인지)이다. 익숙한 말로는 격물치지(格物致知) 학습법이다. 방대한 학문 분야를 어마어마한 연구실적으로 승화시킨 다산의 공부법은 한 우물 파기다. 깊이 연구하면(格物) 지식기반은 저절로 넓어진다(致知)는 주의다. 하나씩 완벽하게 깨쳐가는 것이 모든 걸 아는 열쇠인 셈이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근본 뿌리를 파헤침으로써 온전히 자기 것을 만들면 수백 권을 읽는 효과가 기대된다. 가령 수학개념의 이해 없이 문제풀이만 반복한들 무의미한 것과 같다. 다산의 공부법 중 현대인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건 메모정리다. 모르는 게 나올 때 메모를 해두고 반복해 이해함으로써 기록의 힘을 믿어보라는 메시지다. 또 원리를 다루는 고문(古文)을 먼저 하되, 그 근본은 책읽기에 있다고 가르친다. 수학실력의 절반은 국어실력이란 말처럼 개념을 알아야 응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22.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자녀교육은 한국부모의 최대이슈이자 생존이유다. 이상하리만큼 자녀성공에 사활을 건다. 상식초월의 이상 현상까지 비일비재다. 모든 걸 먹어치우는 사교 육 붐은 그 절정. 그래서 부모는 숙명처럼 전력질주 를 반복한다. 숨이 목 끝에 차올라도 자녀성공의 마 법주문만 외면 참아낼 수 있다. 데드라인도 없다. 그 런데 의문 하나. 과연 이 선택은 남는 장사일까. 다른 건 빼더라도 일단 가성비가 확실히 떨어졌다. 예전엔 몰라도 이젠 밑지는 장사다. 저성장·재정난·인구병 등 거시악재가 고성장식 성공모델에 종지부를 찍었다. 바늘구멍이 좁아졌을 뿐더러 통과한들 성공인생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내로라는 학벌조차 취업난은 매한가지다. ‘스펙=성공’마저 의심받는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부모라면 자녀행복을 고대하지 않을 수 없는 법. 묘안은 뭘까. 인간성이다. 먼저 인간이 되도록 가르치는 게 케케묵은, 그럼에도 안 통하는 유물적 성공루트보다 낫다. 공부만 잘해서 앞서가기 힘든 시대다. 우리도 이젠 성공이 아닌 행복을 따질 때가 됐다. 책은 그 실천방법으로 밥상머리 인성교육을 제기한다. 인간교육을 통해 행복에 다가설 필요를 역설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사람, 밥, 대화이고, 그 실현무대를 밥상머리로 본다. 세계최강이라 불리는 유대인의 DNA도 밥상머리에서 진화·축적됐다는 경험적인 근거자료를 덧붙인다. 사실상 한국사회의 불행지표를 해결할 최소공간이 밥상머리인 셈이다.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을 말하지만 한국인답게 한국식으로 재구성한 게 돋보인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가족이면 실천단계별로 매뉴얼을 고안·정리한 부분이 도움이 될 듯하다. 밥상머리 교육이란 게 이렇듯 다양하고 체계적일 수 있다는 점이 재미나다. 낯설고 작위적인 내용이 없진 않지만 크게 걸리진 않는다. 물론 부담스럽다. 혼밥(獨食)이 판치는 각박한 시대환경 탓이다. 맞벌이 회사인간에게 밥상머리 교육은 그림의 떡 아니던가. 그럼에도 해보자 권하고프다. 어쩌면 이 작은 시도가 달라진 시대, 자녀의 행복인생을 위한 밀알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23.
참 열심히들 산다.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일과 집의 24시간을 열정적이고 반복적으로 살아낸다. 더 열심히 달려야 더 좋은 걸 더 많이 가져서다. 마치 이게 존재의 이유인양 남녀노소 불문 성공의 판타지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과연 이것만이 삶의 진실일까 고민하는 이들이 적잖다. 더 좋은 걸 더 많이 가져본들 정작 행복과는 무관하다는 사람들이다. 좋고 많은 물건에 예속돼 삶의 가치를 잃는다며 조심스런 반항과 거부를 제안한다. 포인트는 단순한 삶이다. 최소의 물건으로 최대의 행복을 얻자며, 도전적이되 수긍적인 화두를 던진다. 삶을 되돌아보고 앞을 준비하는 신년벽두에 어울리는 주제다. 책은 미니멀리스트(Minimalist)의 작은 삶, 버리는 삶을 실용적으로 엮어냈다. 물건소유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보편적(?)인 삶에 회의를 느낀 저자의 실제경험을 녹여냈다. 필수품도 아닌 걸 갖고자 필사적으로 일했던 삶을 버리니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고 회고한다. 집착과 불안은 사라지고 홀가분하고 여유로운 일상이 펼쳐졌다. 경험자로서 저자는 비움의 기술 55가지를 소개한다. 하나씩 버렸다는 저자고백처럼 아마추어라면 이중 일부만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1년간 사용하지 않은 걸 버리는 정도는 누구든 가능하지 싶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줄이는 것도 비교적 충격이 적을 듯하다. 책의 설명대로라면 정리결과는 놀랍다. 시간이 남고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집중력이 좋아지고 인간관계마저 달라진다고 한다. 무려 12가지나 꼽는다. 행복의 모범답안을 버리라는 조언은 책의 절정이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난을 강조하는 성공모델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아서다. 부모 말처럼 해본들 성공은 힘들고, 성공해본들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는 시대인 까닭이다. 행복은 목적이 아닌 과정에서 느끼는 게 실체적이다. 때문에 “행복해지는 일은 없다. 행복은 그때마다 느끼는 수밖에 없다”는 지점에서는 허무주의보다 실용주의에 가깝다. 남이 부러워하는 행복은 없다. 행복은 본인의 마음과 해석에 있다. 저자는 “물건을 버리고 사람을 얻었다”고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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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은 끝났다. 두 자릿수는커녕 3~4%도 힘든 압축성장의 끝자락이다. 맞설 일은 아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듯 성장 지체는 자연스럽다. 앞섰던 선진국 모두 그랬다. 자본주의의 숙명이다.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사라질 리는 없다. 판이 바뀌었을 뿐 기본논리는 그대로다. 달라진 무대에 맞게 새로운 생존전략(New Normal)이 요구될 따름이다. 문제는 새로운 막(幕)이 전대미문의 공간이란 점이다. 예전처럼 내리 달린들 성공 명찰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시대변화를 망각·무시하고 관성처럼 치닫는 대한민국의 2015년 세밑이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과거 패러다임은 건재하다. 그러니 우왕좌왕 갈팡질팡 헛발질이 난무한다. 앞으로의 삶은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성공하는 법, 행복해지는 길을 경제학원론은 가르쳐줄 수 없다. 책은 부부인 공저자가 1년의 안식년에서 몸으로 깨달은, 가칭 저성장시대의 행복한 삶의 실천방법을 녹여냈다. 책의 결론은 요컨대 저성장시대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심플라이프다. 더 만들어 더 갖기보다 있는 것이라도 잘 활용하자는 사회적 공유경제로 귀결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적극적 슬로우 라이프인 일본식 산촌자본주의로 연결된다. 저자들은 사회적 자본의 활용을 통한 공동체 부활 등 자본주의 대안체제까지 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응력이 좋다. 불완전한 인간답게 물욕 자체를 내려놓고 살기란 힘들다. 자본주의 안에 머물되 맹목적인 무한경쟁·승자독식에 동참하며 상처를 받기보단 적게 가져도 속 편한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 즉 자본주의적 탐욕·경쟁·소비는 거부한다. 단, 타율적 패배가 아닌 자발적 거부다. 성공과 행복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하자는 얘기다. 가난과 불편도 자발적이면 과시·충동소비 정도는 가뿐히 이겨낸다. 억지면 노동이고 즐기면 취미이듯 불평하지 않는 불편으로 걱정을 덜어내자는 얘기다. 과도한 소유가 삶을 핍박했듯 고원가의 쓸데없는 복잡한 삶 대신 저원가의 소소한 삶이 지향 목표다. 이밖에 책은 마을, 정리, 단식, 경험, 교육, 친환경, 딴짓 등의 키워드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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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새로운 건 별로 없다. 그런데도 세상은 늘 새로운 뭔가를 찾아내라 닦달이다. 직장생활은 그 클라이맥스다. 기획력이야말로 승진문턱과 직결되는 경쟁무기다. 호모 사피엔스, 그들의 전성시대다. 책은 생각을 잘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실용적으로 가르쳐준다. 스토리텔링을 차용해와서 읽히는 감이 좋다. 광고회사 6년차 기획자를 무릎 꿇게 한 생각의 베테랑, 요컨대 타스케를 만나 생각방법에 대해 배워나간다는 줄거리다. 자기계발서 특유의 편집양식과 기술맥락을 버린 독특함이 차별적이다. 출판사조차 내용에 고무된 듯 제목만으로는 서지분류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대담하면서(?) 이례적인 스타일을 추종한다. 부제, ‘습관적인 생각을 깨는 생각의 습관 이야기’는 말장난을 뛰어넘는다. 적잖이 넓고 깊은 생각바다로의 유영을 권한다. 책의 무대인 광고회사는 생각으로 먹고 사는 동네다. 딱히 새로울 게 없는 불모지대 같은 곳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특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판이다. 남다른 생각법이 값비싼 아이디어로 변신할 때 생각은 무한의 가치를 발휘한다. 그렇다면 통찰력을 갖춘 남다른 생각기술은 뭘까? 우선은 생각의 습관을 깨야 한다. 생각을 귀찮게 여기는 습관을 깨고 그 생각을 갱신하도록 자꾸 생각하라는 얘기다. 책은 구체적으로 7가지 바람직한 생각습관을 부록으로 내놓는다. 전문가의 생각에 의존 말고, 고정관념을 좋아하되,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도 귀를 기울이라 청한다. 또 프로세스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문제를 생각하며 숫자는 믿지 말라 덧붙인다. ‘실용’서답잖게 묵직한 볼륨이지만 이것도 생각을 달리하면 새롭고 의도적인 창의적 시도다. 추천사를 쓴 지인은 저자의 이런 생각습관을 망치로 비유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충격적이고 낯선, 생각의 즐거움을 던져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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