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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정한아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5년, 경남 울산

직업:시인

기타: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최근작
2023년 10월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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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witter.com/tempocheresta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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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이 시집에는 신변잡기를 제거한 거대한 회전식 무대가 있다. 이 무대 위에서 우리는 각본의 작가가 되었다가, 배우가 되었다가, 연출가가 되었다가, 무대 감독이 되었다가 관객이 되었다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우주인이 되었다가, 작가를 죽였다가, 관객을 죽였다가, 배우를 죽였다가, 무대를 다 부수고 다시 짓고, 이 모든 일을 되풀이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마주하기 싫어 한사코 피하고 싶었던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심문이며, 작가와 독자의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역할 놀이에 대한 우리의 무의식적인 향유에 대한 충혈된 의식의 집요한 채찍질이며, 이 심문과 채찍질이야말로 가장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창조주-작가 메타포의 궁극적인 동력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거듭 해체하고 다시 직조하는 작업이다.
2.
자기를 찢어 그 찢어짐의 현장을 고통스럽게 전시하고 오직 효과적인 전시에 골몰함으로써 희열을 느낄 수 있었던 이 목소리의 주인에게 그에 가장 걸맞은 상이 돌아가게 된 것을 축하한다.
3.
정확하게 말하고 싶어서 자기의 진심을 파내려가다 보면, 진심은, 진실은, 자꾸만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부족한 알몸이 부끄러운 마음이 한 몸일 때, 그녀는 갈라진 혓바닥을 근심하고, 두 갈래의 혓바닥은 각기 다른 말들을 시작한다. 술 취한 밤 더러운 술집 화장실 거울에서 마주친 악마 같은 낯선 타인이 두렵지 않다면 당신 자신이 악마일 것이다. 그녀는 말짱한 정신으로 매일 악마와 마주치고 매번 소스라친다. 정확하게 말한다는 것, 정확하게 사랑받는다는 것, 정확한 죽음. 이 진지한 소망들은 왜 멋지게 말하거나 그럴듯하게 말하고 싶은 소망보다 훨씬 중요한가. 우리는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 우선 자기와 타협하고, 자기의 영혼을 보살핀다는 것과 자기애를 혼동한다. 우리는 너무 손쉽게 여러 개의 모순된 자기들에게 관대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닐까. 자기의 수상한 면모들과 맞닥뜨리면서, 수상한 자기를 학대해서라도 달콤한 거짓말보다는 고통스러운 진실에 생을 내맡기려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진지한 고행. 여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장밋빛 안경을 벗어던지고 날카로운 날빛과 명확한 어둠을 맨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즐길 만한 경미한 우울과 교양을 원하는 오만하고 심약한 속물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 자기 안의 악마를 두려워하는 겸손한 영혼만이 이 책을 펼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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