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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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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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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꽃빛 비치고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82
김덕진
(지은이) |
서정문학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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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엔 유명세를 타는 훌륭한 시인도 많지만 이름도 빛도 없이 내 안에 그림 그리듯 사는 무명시인이 더 많다. 하지만 무명의 작품이 오히려 작품성도 뛰어나고 울림이 클때도 많다. 에리히 프롬은 비록 사랑의 정의를 성숙한 사랑은 “고독을 해소하는 가장 생산적인 기술이다.”라고 말했지만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삶을 바라보는 가장 생산적인 기술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김덕진 시인은 시를 통해 버린 것이 얻은 것이요, 낮아짐이 곧 높아짐이며, 이름 없음이 오히려 전 우주를 가진 사유라는 것을 시로써 우리에게 얘기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도 숨김없이 벌거벗은 그대로 이순耳順이라는 시기를 지나며 이 세상에 하나뿐인 시어로 우리에게 온 김 시인에게 문운도 함께 오길 바래본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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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은하수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9
오정임
(지은이) |
서정문학
| 2023년 9월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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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살아 있는 현재를 시로 쓰고 싶어 한다. 망각해 버릴 순간들을 시를 씀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현재 시간으로 영원히 붙잡아 두고픈 욕망이다. 그래서 시란 인간존재의 영원성에 대한 욕구이고 다양한 소재를 통해 사유의 지평을 넓히며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사랑과 추억 그 매듭을 시 한 편으로 표출시키기에는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지만, 오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 자연과 사물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 속에 애증마저 시어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보게 된다. 사적 화자가 “나”라는 주체적 언어로 명시된 시들이 자기 안에서 가열차게 이루어졌던 시간임을 알게 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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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샅에 불던 정담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8
김희추
(지은이) |
서정문학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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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희추 시인은 꽃을 통해 인생을, 내 어머니를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죽어 있는 것조차도 시어를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이면서 이 땅에만 머물러 있는 사유를 뛰어넘어 온 우주와 대화를 하는 사람이다. 무조건 뱉어내는 언어가 아니라 되새김질한 사유로 행간을 메우는 고된 작업, 그게 시인이다. 시는 티끌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향기이며, 그리움의 원천이고 사랑이 동력이다. 시는 모든 사물과 인식의 발상이며 사랑하는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사랑이라는 정서로 모든 걸 끌어안고자 하는 사람들의 파라다이스이다. 김 시인의 시는 토속적이고 숙성된 자기만의 언어로 노래하고 있기에 누구나 쉽게 공감하며 그 정서에 빠져들게 한다. 시 속에서 화자로 나타나는 김 시인은 과거와 현재라는 거리가 가슴 안에서는 바로 오늘이요, 내일이다. 이 세상에서 맺어진 많은 인연들에 그 이름표를 달아주고자 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그간의 희로애락이라는 삶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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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담쟁이처럼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4
임희선
(지은이) |
서정문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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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선 시인은 문자 언어라는 재료를 가지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일상에서 부딪쳐 온 감성을 소박한 언어로 정겹게 다듬어 내고 있음을 본다. 시가 은유요, 함축이라고는 하지만 작가 가슴에 맑게 고여 있는 정서로 소재와 대상이 주는 의미를 시어라는 향기로 끄집어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고의 폭이 넓고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숙성시킨 사유의 언어로 한 행 한 행을 채운다는 것은 하얀 밤을 검은 재가 되도록 홀로 태우는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나만의 시어로 내재화 시키는 작업 그건 작가의 숙명이고 특권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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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애가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3
이구락
(지은이) |
서정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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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느 장르이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주관적인 것이 객관성을 가질 때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 왜냐하면 객관성은 언제 누가 봐도 수긍이 되는 보편성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구락 시인은 삶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조 곳곳에 녹아져 있다. 쓰는 시마다 다 명시가 될 수는 없다. 문학은 문자언어를 통한 예술이다. 어디까지나 남에게 감흥과 깨달음을 주는 언어예술이기에 남이 생각하지 않은 낯설음, 자기만 느끼는 정서를 특화하여 표현할 때 낯설음이라는 중의적 표현이 낯익음으로 다가오면 그 작품은 좋은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시인이 사용하는 시어들은 바로 우리 몸에 맞는 온도를 가졌다. 친한 친구에게 들려주듯 소곤대는 정다운 언어들이 생동감을 주며 주어진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소재가 가지는 속성과 특성을 되새김질한 사유로 확장, 변이시키는 필력이 만만치 않은 시인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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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듣는 노래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2
제성행
(지은이) |
서정문학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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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인의 시는 서정적 감성이 특징이다, 어느 한 편도 어눌하지 않은 필력이 여백을 채우고 있다. 난해하지 않으면서 깊고 따뜻하며 언제나 애정을 바탕으로 써진 주옥같은 시어들이 자연색 그대로이다. 연민마저 화음을 이루며 흙냄새 나는 순박한 웃음. 무공해 시인이 이 시집에 있다. 어느 시 한 구절이 사람을 변하게도 하고 어느 시 한 편이 메마른 영혼을 위로받게도 한다. 각박한 환경에 놓일수록 내 안에 꾸미는 시의 정원. 꽃과 나무 사계절의 순환의 역사가 이 시집에 있다. 많은 분들에게 읽혀 함께 나누는 기쁨이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7.
미리보기
소식주의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73
김현희
(지은이) |
서정문학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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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인의 시는 기성작가들의 정형화된 정서적인 패턴을 벗어나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시는 해석도 설명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이요, 감동이라고 시로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이데거는 시는 “순간적인 언어의 건축물”이라고 했듯이 김 시인의 시는 찰나의 영감을 잡아 상징과 은유로 그 대상(소재)을 하나의 이미지로 집합시키고 있는 게 특징이다. 오랜 습작 기간과 우주적 사유가 입체적일 때 쓸 수 있는 능력이고 필력이다. 어쩌면 타고난 재능인지도 모르겠다. 김 시인의 시는 행과 행, 연과 연 사이에 감춰진 이야기들이 애잔함과 때로는 거부할 수 없는 슬픔이 무섭도록 냉정한 감각으로 숨겨져 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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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마음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69
신홍승
(지은이) |
서정문학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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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승 시인의 작품은 올곧은 심성대로 때 묻지 않은 정서가 고스란히 배여 있다. 달과 별 꽃과 나비, 하늘과 그리움이, 현실과 이상이 함께 어우러진 신 시인의 시는 아픔도 그리움도 한 이름으로 쓰여져 있다. 신 시인의 시 세계를 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 한 편에 시인의 생애가 집약되어 있고 전 우주가 들어가 있기에 시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시평을 한다는 것은 시평 하는 사람의 일반적인 주장일 뿐이다. 신 시인의 시가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는 것은 순박한 웃음에 포근한 가슴이 보이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내고 열린 마음으로 사물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시각이 그냥 정겹다.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여 문향 가득한 시인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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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54
자월
(지은이) |
서정문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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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속에 행복은 무엇일까? 도대체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땅에 오신 부처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시려 했는가? 중생들의 고통을 열반의 세계로 이끄는 불성은 세계는 어떠한 곳일까?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가졌을 이야기들을 암자에서 본 부처의 미소를 보며 부처가 전해 주고자 한 도의 의미가 온화한 미소 속에 다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시인 구상은 “시는 구도자求道者의 길이다.”라고 얘기했듯이 시를 창조한다는 것은 바로 자아를 찾는 구도의 길임을 생각해 볼 때 닫혀 있는 마음이 아니라 열린 마음일 때 우리는 세상 안에서 살면서도 세상 밖 세계를 유추해 보는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많고 적음도 아니요, 높고 낮음도 아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할 때 얻어지는 행복 그게 불가에서 얘기하는 너와 내가 아니라 모든 세계는 불성으로 이루어진 인연이라는 불교적 사유를 부처의 미소 속에서 찾아내고 있다. 무겁고 칙칙한 시어보다는 지나다 길섶에서 만난 들꽃같은 웃음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피워낸 그 모습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자월 시인의 시는 행간과 행간의 거리가 짧아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소재의 이미지가 직접화법으로 다가오면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있다. 사람이란 자기에게 부딪쳐오는 굴곡들을 타인의 시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언제든 자기의 모습으로 내재화시켜 보는 경향이 있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내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방황도 하고 두려움에 빠지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또 하루가 죽어가는 우리 인생사를 노을빛 그리움과 한 잔의 붉은 포도주로 연상화聯像化시킨 사유가 신선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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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더하기 사랑나누기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52
이용근
(지은이) |
서정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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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첫 시집을 발간하게 된 이용근 시인의 시는 무겁지 않고 행간과 행간 사이가 그리 멀지 않아 누구나 쉽게 가슴에 담아 둘 수 있는 시어들로서 시인이 살아온 삶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울음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잠시라도 벗어 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끌어 낸 애틋한 감정이 막힘이 없다. 한번쯤 누구나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한번쯤 누구나 그려봤을 자화상을 맑은 수채화 그리듯 그려낸 작업이 곳곳에서 다정스럽게 말을 걸고 있다. 그래서 이 시인의 시는 계층, 성별, 연령 관계없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맑고 밝은 표현으로 참으로 선명하고 따스하다. 부끄럼없이 내면의 그 순수한 감정을 시어로 구체화 시킨 이번 시는 이 시인의 자화상이요 그간 풀어내지 못했던 응어리들이기에 읽는 사람들도 그 배설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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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42
김호천
(지은이) |
서정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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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줏집 낡은 의자도 정다우리 문학은 정서와 상상력의 예술이고 음악이나 미술과는 달리 사회성을 지닌 언어를 도구로 해서 작가의 경륜과 사유를 소재라는 대상을 가지고 창조해 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문학은 철저히 자아의 세계에 대한 처절한 인식의 언어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우주와 사상에 대하여 생명을 불어넣고자 하는 고행의 길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음성이며 시어 속에서 살아있는 영원한 진실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시들은 신비화를 배제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으며 소박한 정서로 주위 사물에 대한 인식이 너와 나의 관계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서 담아져 있음을 본다. 삶 가운데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속으로 되새기고 또 되새긴 후에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인식하는 모든 것들을 내 안에 품은 수평적 관계로 그려내고 있다. 선생님의 시에서는 눈물에서조차 구수한 냄새가 나고 있다.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어체로서 철저한 존재에 대한 인식과 내면화시킨 언어들이 모두 살아 움직인다. 허튼 감탄사나 고백으로 포장하지 않고 토속적인가 하면 해학이 있고 삶의 애환과 깨달음이 깊은 맛을 우려내고 있음은 이젠 어느 정도 삶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연륜이 가져다준 여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움도 슬픔도 그리움도 아주 적당히 삭힌 성숙한 언어들로 우리 앞에 선보일 선생님의 두 번째 시집이 그래서 더욱 기다려진다. 우리가 순리를 따라가며 채웠던 만큼 내어주는 가슴이 있을 때 멀어져 있던 기억마저 내일을 향한 통로가 되어 줄 수 있음을 배운다. 모든 대상이 소멸하고 애증의 기억마저 묻혀버릴 유한적인 세월 속에서 놓쳐 버리고 싶지 않았던 시어들 그건 선생님이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이었고 시만이 유일한 자유였을 것이다. 아직도 동심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는 선생님은 천상 휴머니스트이다. 이성마저 물질로 계량되는 물질 만능이라는 풍조를 저만치 멀리 두고서 부르면 어느 때든지 대답해 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어디선가 늘 지켜봐 줄 것 같은 푸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꾸밈없는 자화상을 그려내신 선생님 한 편의 작품을 가지고 그 작품의 무게를 가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좋을 고고한 시향 후학들이 배우고 익힐 작품에 찬사를 보내 드립니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동안 틈틈이 써 두었던 작품이 하나로 묶여 세상에 나온다는 것에 서정식구 모두의 기쁨입니다. 늘 강건하시고 오래도록 우리 곁에 계시어 그 문향을 활짝 피어 주시길 바랍니다. - 2017년 가을 용인에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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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피워 낸 꽃길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38
양정훈
(지은이) |
서정문학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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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인 건축물이다.”라고 하이데거는 말했다. 시인이 어떤 소재와 충돌했을 때 그 순간적인 느낌을 오직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과 감성으로 그 소재의 가치와 의미를 시어로 끄집어내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는 머리로 쓰는 게 아니고 가슴으로 쓴다고 하는 것이다. 소재가 주는 이미지를 그저 표피적인 사유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 소재가 주는 본질을 깔고 앉아 묵상 끝에서 얻어진 물음과 그 답을 진솔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다. 시의 최대 가치는 끝없는 연민 끝에서 얻어진 관조의 언어를 하나로 묶어내는 일이다. 양정훈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것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자아성찰이요, 꺼져가는 생명들에게 숨을 불어넣고자 하는 또 다른 길임을 알고 있다. 시는 어떤 소재나 삶의 가치가 주는 인식을 그저 보고 느낀 그대로 쓰는 단순 작업이 아니다. 살아오면서 부딪치고 상처받아야 했던 애증을 삶의 경험과 시적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때 날선 칼날 같은 예리한 시어들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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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연가
ㅣ
서정문학 대표시선 35
최수진
(지은이) |
서정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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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최 시인은 그런 면에서 보면 갈수록 험악해지고 각박해져가는 일상에서 인간의 쓸쓸하고 외로운 이면사를 그냥 덮어두고 외면하려 하거나 일신의 안위를 위해 회피하려는 소인배적인 자세가 아니라, 따스한 감성에서 우러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시인의 시각을 통해 몸 비비며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진솔한 모습을 아주 담담하면서도 정겨운 시각으로 그려놓고 있다. 오랜 필력과 그간 쌓아 둔 지성과 감성을 겸비하지 않고는 그려낼 수 없는 부분들이다. 아마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간 투영시키지 못했던 어눌한 언어들의 의미들을 다시 한 번 조명해 보고자 하는 간절함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일상에서 오는 의문들을 방 관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더 느껴보고 사유하고 싶었 던 욕망의 발로였을 것 같다. 우리가 늘 얘기하는 좋은 시는 도대체 뭘까? 오세영 시인은 어느 글에서 “이 세상에 좋고 나쁜 시는 없다. 시가 감동이 있느냐 아니면 깨달음이 있느냐 차 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최 시인은 믿음 안에서 살면서 ‘내가 누구며 주 안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물음을 두고 시어 하나 하나 속에서 그 대답을 얻고자 노심초사했던 모습이 시어마다 절절하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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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연가
ㅣ
서정대표시선 29
박채선
(지은이) |
서정문학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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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풀리지 않을 그리움”
박채선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 가슴 저 밑에 사유의 숨결로 숨겨져 있는 그리움을 만날 수 있다. 어찌보면 그리움이란 시어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요, 우리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하는 낱말이다. 시를 쓰게 되는 동기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시인마다 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박채선 시인은 늘 목마른 그리움 때문에 시를 쓴다고 시로서 대답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박채선 시인은 그리움의 시인이다. 그리움 속에 자기 자신을 투영해 놓고 지고지순한 인연의 매듭들을 하나 하나씩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불타는 창조의 열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본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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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ㅣ
한국미소문학 시인선 (대표시인 시선) 6
류봉희
(지은이) |
한국미소문학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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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희 시인은 감성이 무척 여린 시인이다. 아프면 아픈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작가 자신에게 주어져 있던 시간과 세월을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사유들은 언어를 통해 재생산된 가치로 승하시키고 있음을 본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자신이 인식하게 된 인간 존재론을 가지고 투명한 시각으로 내재화시키고 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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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버리지 못했던 이름들
최수진
(지은이) |
서정문학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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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시인의 시를 보면 우리의 정서가 꾸밈없이 내재화 되어 있음을 본다. 자연과 인간을 노래하고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의미들을 아주 소박한 사유로 그려낸 글들을 보면 연륜이 가져다 준 애정 어린 시각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문학을 하기엔 너무 늦은 시기라고 하겠지만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뜨거운 열정이 시어마다 살아 있음을 본다. 최시인은 대상의 외연만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본질에 접근해 보려는 열정이 있다. 우리는 많은 관념과 허구에 시달리며 애증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간다. 산문과 달리 짧은 구성으로 이어지는 시가 우리의 깊은 감성을 흔드는 것은 시인 자신만의 색깔과 시인 자신만의 호흡으로 상상의 무늬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는 시인 자신의 의식이고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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