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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서안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제주

최근작
2023년 11월 <애월>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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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이름 버리기’는 곧 새로운 존재로의 탄생을 의미한다. 시인은 이름을 통해 존재론적이고 언어 철학적인 성찰과 사유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무루(無漏)’ 와 침묵의 덕목을 통해 순환론적 세계관을 형상화하고 상실의 고통을 극복하는 시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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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달그락, 봄』은 자연과 인간의 내밀한 교감을 다루고 있다. 탈인간 중심의 시선으로 화자가 자연을 호명하는 발화 방식은 장영춘 시의 서정을 개성적으로 건설하는 시적 장치이다. 시에서 시적 화자는 자연 사물을 폭력적인 눈길로 재단하거나 감정으로 윤색하지 않는다. 때문에 인간과 자연은 경계를 넘어서서 혼융되는 세계를 창안한다. 또한, ‘나무, 들꽃, 물매화, 숲’ 등의 의인화된 자연 사물은, 시적 화자가 잠언과 같은 생의 진실을 인식하는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에 다수 등장하는 자연물은 화자의 과거 아픈 경험의 서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각이 청각과 후각 그리고 촉각으로 감각의 전이와 결합을 통해 고통의 서사는 추상적인 관념에서 구체적 사물 이미지로 변주되고 있다. 장영춘의 시세계는 감각의 전이와 시적 화자의 개성적인 발화 형식으로 소외된 이들을 호명하고, 자연과 인간의 육체가 뒤섞이는 혼융의 세계인 동시에 우주적인 공간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이 시집은 사물이 우리에게 건네는 따스한 흰 손처럼 “사람도 섬이 되는 그런 날”의 아름다움, 생의 비의(秘義)를 미문으로 정확하게 겨누고 있는 시집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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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다 당신은 “도중에 태어날 수도” 있다. 그러기에 당신은 시집에 등장하는 ‘나’에 주목해야 한다. ‘나’는 애매하고 모호해지며 자주 흐려져 뒷면이 되기에 당신은 ‘나’의 손길을 잡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나’가 당신을 이끄는 곳은 어떤 “근처”일 것이다. 시집 제목인 『근처에 살아요』의 “근처”는 비애미가 넘치는 곳인 동시에 공존의 의지가 발현하는 곳이다. “우리가 되지 못한 나”이기에 ‘나’가 인식하는 세계의 정황은 “꿈은 바늘”이며 “나의 가시는 내 어둠만을 찌르지”라는 비극성이 강한 곳이다. 비록 결핍된 존재인 ‘나’와 ‘당신’이 “서로의 좌표에 닿지 못하는 곳”이지만,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그 근처에 있구나/그래서 종종만 외롭구나”처럼 결핍된 존재들이 조우하고 공존을 시도하고 있다. 즉, 시에 등장하는 “근처”는 시인의 시적 의지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 시집의 미덕은 공동체에서 축출되는 결핍된 존재의 고통을 섬세하게 조명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공동체에 합류하지 못하는 존재가 감내하는 고통을 동음이의어와 펀(fun), 수학적 용어인 약분, 기약분수, 괄호, 개성적인 비유와 수사라는 다양한 장치를 통해 시적 정조와 감성을 유감없이 펼치고 있다. 김혜연의 『근처에 살아요』는 소외와 배척을 교묘하게 양산하고 강화하는 소비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로운 감각으로 포착하고 있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집이다. 시인이여 대성하시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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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숙 시인의 6번째 시집 《고양이와 집사와 봄》은 폭력에의 저항의지가 기록된 보관소와도 같다. 다크 튜어리즘 여행처럼 불편한 진실이 시집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에릭 홉스봄이 20세기를 ‘폭력의 시대’로 규정한 것처럼, 일상화된 폭력은 우리에게 피부처럼 들러붙어 있다. 고경숙의 시집은 이 지점에서 권력장의 구조와 일상화된 폭력의 정황을 노련하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우리 일상에 내재한 폭력의 경험과 저항의지와 제도권 밖으로 누수되는 소외된 자의 비극적 현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교묘하게 위장되고 은폐된 폭력의 정황을 인식하고 이를 비판하는 지점이 이 시집의 시적 개성이라 할 수 있다. 시집에서 시인은 동서양의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며 공권력의 폭력 역사와 공동체의 비극적 체험을 추적하고 있다. 관조와 기억을 통해 추적하는 폭력의 역사와 개인의 트라우마는 곧 폭력에 저항하는 투쟁의 목록이기도 하다. 때문에 동서양을 관통하여 “권력자/종속되는 자”의 길항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시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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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중 시인은 새로운 시집을 출간할 때마다 자기 갱신을 통하여 개성적인 시 세계와 시 정신을 선보여 왔다. 이번 시집 역시 날카로운 현실 비판 인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품 면면에 도사리고 앉은 풍자와 상징의 권법은 능숙한 검객처럼 독자의 심장을 단번에 파고 들고 있다. 이번 시집의 특징은 궁극적으로 현대 사회의 모순과 문명 폐해의 저격에 있다. 특히 시에 의인화된 대상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이는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 풍경과 소통 단절의 현실을 상징한다. 시에 자주 등장하는 시적 주체인 “나” 역시 문맥에 잠재된 화자로 사물로 전락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사물화가 된 “나”가 존재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연과의 조우가 이루어지고 합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언택트 시대의 병적 징후를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또한 현대인의 소통과 단절의 상징인 “마스크”를 통하여 기존의 시적 문법과는 다른 촉각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감각 운용의 시적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6.
오승국 시인의 시집 “『아쉬운 기억』”은 무게가 둔중한 시집이다. 시인의 20대부터 현재까지 약 45여 년에 가까운 시작활동 전반이 이 한 권의 시집에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진혼서시(鎭魂序詩)”로 시작되는 시집 1부에서 시인의 산문이 실린 4부까지, 폭력적인 국가 공권력에 학살된 4·3의 비극적 참상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4·3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학살당한 양민들의 죽음이 “사멸(死滅)의 시절”(「사멸(死滅)」)에 함몰되기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혁명적 의지로 발현되어 “시(詩)”가 곧 “저항의 노래”(「동두천 하늘 아래 · 10」)로 전도되는 역동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오승국 시인은 제주 4·3사건에서부터 신축항쟁까지 그 현장을 발로 뛰며 온몸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기에, 이 시집은 그가 평생 투신해 온 투쟁의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조화로운 공동체 의식 추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이 시집이 지닌 소중한 미덕이다. (서안나. 시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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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하의 이번 시집 역시 유기체와 비유기체의 결합 등을 견인하는 역동적 상상력으로 일상에 은폐된 생의 비의를 보여주고 있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도 유독 새와 알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화폭에 가득 차도록 커다란 새가 하늘을 다 덮는 작품, 화가가 옆에 놓인 알을 보고 그림을 그리지만 정작 화폭에는 새를 그리는 <통찰>이란 작품처럼. 또한 새와 식물이 하나가 되거나, 나무와 사람이 한 몸이 되는 기이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문영하 시인의 시 세계를 짚어나가는 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문영하의 이번 시집 역시 유기체와 비유기체의 결합 등 마그리트 그림 속 마술 같은 상상력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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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의 『내가 읽고 싶은 너라는 책』은 청소년 문학이 지닌 한계와 가능성을 여실히 고민하는 시집이라 할 수 있다. 총 4부의 구성과 60여 편의 시편에서, 청소년의 고민과 사랑 그리고 좌충우돌하는 청소년 화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성환희 시인의 시편들은 청소년을 교화의 대상이나 미성숙한 존재가 아닌 자율적 주체로 인식하고 이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청소년 문학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청소년의 주체적 목소리에 방점을 찍고, 청소년 시의 한계를 뛰어넘어 청소년 시집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내가 읽고 싶은 너라는 책』은 청소년 화자가 ‘자발적 폐쇄’를 선택하고, 이에 수반하는 고통의 내면화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청소년 화자의 발화를 통해 세계와 화해하고 타자와의 공감 의지를 확장해 나가는 청소년의 자율적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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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시인의 첫 시집 『너무나 깊은 골목』에서 시인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미시적 세계를 날카로운 직관으로 접사하고 있다. 이때 시인의 직관은 “아내”와 “어머니”라는 굴레를 벗어나 바깥의 세계로 나가고자 하는 욕망에 닿아 있다. “유리창”이나 “얼음장” 혹은 “커튼” 뒤의 세계란 “정지선이 없다/점선도 없다/핸들을 꺾을 수도 없다/유턴할 곳도 없다/오직 앞차의 번호판만 보고/달려야 한다/앞으로 앞으로만 달려야” 하는 속도의 세계이며 또한 “열고 나갈 창문도 없”(「동그라미」)는 출구가 사라진 세계이다. 하여 시적 주체는 “외출복을 입고도 시계를 보면서 갈치를 튀겨야” 하는 금기의 질서에 순응하고 있지만, 실상은 “누가 돌 하나만 던져줘//와르르/왕창”(「유리창·3」) 깨져버리고 싶은 욕망의 경계선에 서 있다. 이처럼 바깥을 욕망하고 갈구하면서도 금기의 문턱에 가로막힌 한 여성의 내면 갈등의 풍경이 우리 가슴에 칼자국처럼 서늘하게 펼쳐지리니, 독자들이여, 주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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