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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채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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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대답이 먼저 나오는 대화도 있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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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의 시는 안개로 가득 차 보이는 세상에 대한 존재의 이면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씨줄과 생과 죽음이라는 날줄이 직조된 시 편들을 곳곳에서 우리는 마주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시공을 엮은 생과 죽음은 '결코 지키지 못할 빈 시간대의 허망'이며 '반가워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게 되는 간격'이다. 「아직 오지 않은 그대에게」 말하는 전편에 걸친 쓸쓸한 고백들. 정훈은 '참 잘 익은 놀빛 언어'를 펼친 '생각의 파노라마' ‘그 사이사이의 고통과 절망의 법규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글은 모든 그리움의 무덤」이라 고백하는 평론가이기 전에 이미 시인이다. 독자들은 이번 시집을 통해 정훈 시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대상인 「이 세상에 없는 오후」와 「사랑의 미메시스」 그리고 「저만치서 걸어오는 저녁」과 같은 존재에 대한 그리움들을 시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
그의 시는 고통, 죽음 같은 한계 상황을 연약한 존재의 체험적 진술로 드러내 보인다. '크레졸의 애린 감각'으로 세상을 문질러 대는 수술실 이방인처럼, 마치 '번잡한 그림자'처럼, 현생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빛깔들이 이생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존재의 말들과 함께 그의 시를 관통한다. 이는 생의 비애와 존재의 가여움을 참을 수 없는 허무와 불안으로 내뱉는 자연과학자의 로고스적 발화이며 ‘나의 내용 허망하다 그것뿐이었다’고 하는 신경 실존주의자의 쓸쓸한 사유이다. 한편 몽상가로서 그는 '잔영'을 읊조리는 '뒷모습 푸른 초승달 걸친 떠돌이 영혼'으로 우리 곁을 떠돌고 '귀린'으로서 '오른손 칼로 먼 생을 끌어와 푸르스름한 생을 조각'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는 여전히 몽환에 빠져 있는 「나쁜 달의 나라에서」 사는 「여행자」이며 「푸른 검안서」를 쓰는 시인인 것이다. 실존을 행하는 자로서 또는 그 일을 업으로 하는 의학자로서 이러한 문장은 '필멸이 뚫지 못한 단단한 숙명의 땅 위'에 서 있는 자의 자기 고백이다. ―채종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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