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계엄과 야광봉의 지금을 만든 역사·정치·경제의 틀을 다시 보다!
우리, 이제는 다 말할 수 있는가?
우리 시대의 석학 김인환 선생의 최신작
사실 김인환 선생님은 이야기꾼입니다. 술자리에 앉으면 살았을 적 ‘미당’과 ‘지훈’의 기억, 옛날 개성의 풍속, 고려 시대의 한문 수필, 발터 벤야민과 정신 분석학이 한 상 위에 쉼 없이 펼쳐집니다.
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재편해 보는 조선이라는 시대
지나간 시대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때의 눈높이로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지금 시대의 수많은 이야기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됩니다. 김인환 선생님은 이 책에서 조선 유학을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지방주의를 탓하기만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518년 조선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생각하고 공부할 때 무엇을 중시했는지 갈피를 잡아, 각각 형식, 이상, 규범, 현실, 제도, 경험이라는 낱말을 달아 주었습니다.
우리가 열어 가야 할 미래에 대한 단서 제시
민주주의의 민(民)은 인(人)이 아닌 자들입니다. 지배하는 사람[人]에게 한 눈이 찔려서 먼 사람을 말한답니다. 2024년 말까지도, 우리는 제목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국회에 무장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그 앞에서 어린-이름 없는-권력 없는-여성-소수자 민(民)들이 야광봉 빛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계엄의 뿌리도 조선에 있고, 야광봉의 뿌리도 조선에 있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읽은 교정지에서 이제야 발견하다니요.
이것이 지성사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다른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여유를 가지고 빛처럼 이야기를 발산하면서 다 함께 보람을 향해 갑니다. 그것을 김인환 선생님은 ‘완강하게 달래는 투사’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오늘 밤 불 앞에서 다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러고도 함께 떠날 수 있다면, 나의 모자라고 절뚝대는 이야기에 상대가 윽박지르지 않고 귀 기울여 줄 것이라는 용기가 있다면, 대 안드로메다의 은하철도 종착역이 바로 거기일 것입니다.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다 말하게 하라(유교 조선 지성사론)』이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보기 때문에 과거의 시각으로 과거를 보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늦게 태어난 자의 횡포를 피하지 못한다. 근대의 시각에서 전근대를 보는 사람에게는 근대가 어째서 역사 해석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반성이 없다. 인간은 백만 년 후에도 기존의 지식을 넘어 미지의 진리를 탐구하고 있을 것이며 자기 세상과 다른 세상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근대는 역사를 보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본문 36절] 각 붕당은 서로 공당(公黨)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붕당 사이에 포용과 견제, 대립과 균형의 원리가 작용하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자기 당과 다른 당의 대립을 군자당과 소인당의 대립으로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붕당의 대립이 아군과 적군의 대립으로 전개되었다. […] 16세기에 리와 기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리와 기가 나눌 수 없이 얽혀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당파에 따라 논쟁이 양극화되었고 끝내 유교조선의 양반들은 경기·충청 당파와 경상도 당파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철학적·도덕적 논쟁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토지와 노비와 관직을 차지하려는 이기적인 패거리 싸움이었다.
[본문 105절] 명나라 황제는 정치를 잘못해도 충성해야 하고 조선의 임금은 정치를 잘못하면 쫓아내야 한다는 서인의 규범주의는 그 실질적인 목적이 왕권의 견제에 있었다. 조선의 국왕과 관료는 모두 명나라 황제의 신민이라는 점에서 동격이며 그 차이는 절대적인 차이가 아니라 명나라 관직의 위계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노론의 비현실적인 반청향명(反淸向明)은 19세기에 이르러 현실에서도 효과를 발휘하여 결국 조선의 왕권을 무력화하고 말았다.
[본문 134절] 현대의 기업가가 이윤율과 이자율을 척도로 삼아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는 데 반하여 박지원은 농민의 경제적 안정이라는 복지 후생의 효율을 기준으로 삼아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려고 하였다. […] 박지원은 고을 단위로 농민 1인당 평균 농지와 실제로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1인당 농지를 비교하여 18세기 조선의 토지 독점도를 계산하였다. 『과농소초』에 소개되어 있는 농기구들을 통해서 우리는 박지원의 시대가 가래·쟁기·호미의 시대와 경운기·이앙기·트랙터·콤바인의 시대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본문 218절] 1907년[순종 즉위년][정미] 9월 17일에 유길준이 순종에게 올린 상소문에는 개화파의 기술 이데올로기가 잘 드러나 있다. 그 상소문은 개화파가 끝내 매국 역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 준다. 유길준은 일본은 장점만 있는 나라로 규정하고 한국을 단점만 있는 나라로 단정하여 일본과 한국을 대조하였다.
[본문 289~290절] 총독부는 창씨개명[創氏改名]을 강요한 1939년 11월 이후에도 한국인을 일본 국적에 편입시키지 않고 한국인에게 조선 국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게 하였다. 실국 시대에 한국인이 부여받은 일본 호적은 일본의 시민권이 아니라 ‘일본령(日本領) 조선의 영주권’이었다. 일본 호적을 버리면 반일이 되고 실국 의식을 버리면 친일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일과 친일 사이에서 모순적인 삶을 영위하였다. […] 친일은 혜택이 따르는 행동이지만 대중의 경멸을 견뎌야 하는 행동이었고, 반일은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가정과 직장을 떠나야 가능한 행동이었다.
0-0 앞말 [김인환]
0-1 운행 기록 차례
Z 부록 김인환 지성사론, 완강히 달램 [수류산방(+심세중)]
Z 부록 김인환 저작 발췌
0-2 서문 [김인환]
0-3 탑승 인물
A 15세기
A-1 정초 단계
A-2 형식주의
B 16세기
B-1 형성 단계
B-2 이상주의
C 17세기
C-1 동요 단계
C-2 규범주의
D 18세기
D-1 안정 단계
D-2 현실주의
E 19세기
E-1 하강 단계
E-2 제도주의
F 왕조 말기
F-1 이행 단계
F-2 경험주의
0-4 참고 문헌
0-5 뒷말 [김인환]
1) 29,700원 펀딩
- <다 말하게 하라> 1부
- 후원자 명단 인쇄 엽서 삽지
-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