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고 좁고 위험천만한 그 길 위에 선 존재는 전쟁과 재난, 폭력과 분쟁으로 인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난민이다. 이 바다의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있는 이들의 모습을 이수연 화가는 새를 의인화해 표현했다. 과감한 화면 연출과 힘 있는 붓질은 뿌옇고 황량한 외부 세계와 소용돌이치는 내면의 대비를 예술적 언어로 드러낸다.
먹이를 찾아 떠난 아빠 새를 기다리는 아기 새의 천진난만한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둥지 밖에서 아빠 새가 겪는 파란만장한 순간들을 대비하여, 영상의 한 컷 한 컷으로 담아내듯 실감 나게 그렸다.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그림이 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몰입감 있게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