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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들으면 어떤 대답이 떠오를까. 어떤 이들은 아파트냐 단독주택이냐 전원주택이냐를 떠올릴 테고, 어떤 이들은 자가냐 전세냐 월세냐를 떠올릴 테고, 또 어떤 이들은 강남이냐 강북이냐 신도시냐를 떠올릴 터, 그런데 이런 선택지와 답변은 각자의 형편과 여력과 전망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앞선 질문이 향하는 방향은 ‘결정된 어디서’가 아니라 ‘가능한 어떻게’에 가깝다 하겠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인간의 욕망이 도시에 어떻게 반영되고, 그 도시가 다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깊이 궁리하여, 과감하게 새로운 도시의 밑그림을 제안한 건축학자 유현준. 이번에는 생활과 건축의 관계를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찾아내 보여주고,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을 맺는데 이참에 제대로 바꾸고 싶지 않은지 되묻는다.
읽다 보면 바꾸고 싶다,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떠오르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막막해지는데, 친절하게도 그간 고민한 결과를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차례, 각자가 건축주이자 건축가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공공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도시에 도로가 깔리기 때문이다." 사유에서 공유로, 소유에서 사용으로 건축의 의미가 바뀌니, 삶도 덩달아 화목하고 풍성해질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