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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정곡을 찌르는 말을 두고 "뼈 때린다"라는 표현을 쓴다. 홍세화 선생 11년 만의 신작, 이번 책을 읽기에 앞서 뼈 맞을 각오를 해야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그가 저격하는 이는 '회의하지 않는 우리'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세상이 주입한 생각을 가득 채운 채 고집스럽게 살아가는 우리, 존재를 배신하는 의식으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우리, 80인 자신의 눈이 아닌 20인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우리. 그는 이런 우리에게 죽비를 내려치며 서늘할 정도로 솔직하게 현실을 꼬집는다. 서열식 한국 교육 체제에 비판 없이 응하는 교사들은 사실상 자신의 전공 과목을 반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는 직언, 여러 투쟁의 현장에서 연대의 도움을 받는 당사자들은 원래 어느 당에 투표를 했느냐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그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이게 된다.
반성은 짧고 일상은 가깝다. 곧 휘발될 반성을 위해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홍세화 선생은 서문에서 "한국 사회라는 산"을 내려오는 선배로서, 그 산을 오르는 후배가 '조금 더 낫게' 패배하는 자유인이 되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돈오 후엔 점수가 뒤따라야 할 것. 멋있게 패배하는 자유인의 길은 회의하는 자만이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