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가 쓴 SF는 어떤 모습일까. 작가는 로봇청소기에게 다정한 격려를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표제작 '안녕의 의식'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평생을 함께한 후 수명이 다한 로봇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 외에도 10대의 자신을 맞닥뜨린 40대의 직장인, 좋지 못한 친부모와의 기억을 삭제하고 양부모와 새로운 가족을 꾸리는 아이들, 은퇴 후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고 있는 노인의 이야기를 비롯한 8편의 SF 단편이 한 권에 모였다.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우리 사회의 그늘을 직시해온 작가의 시선은 같은 곳을 향한 채 다채로운 시공간으로 확장된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가 변화한 지점과 머무른 지점 등이 오롯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의 체성분 검사랄까 그 결과를 보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작품집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새로운 미야베 미유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