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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덮은 팬데믹이 이제 막 시작되던 때, 루시 바턴은 이제는 친구가 된 전남편 윌리엄과 함께 뉴욕을 떠나 메인 해안의 어느 마을로 떠난다. 처음에는 몇 주 정도 되리라 생각했던 바닷가 마을 생활은 기약 없이 늘어간다. 마트의 생필품은 바닥을 보이고, 뉴욕에서 온 타지인인 루시와 윌리엄은 지역 사람들에게 배척당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도 그 곁을 지킬 수 없고, 오랜만에 만난 딸을 안아줄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도 삶은 계속되고, 삶이기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상하고 아름답고 슬픈 만남과 헤어짐이 계속된다. 그리고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겪었던 단절과 외로움, 무력감, 그리고 그 가운데에도 계속되었던 우리의 삶과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 윌리엄!>의 후속작이자 ‘루시 바턴’ 시리즈의 최신작. <오, 윌리엄!> 출간 이후 일 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루시 바턴’의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것을 두고 작가는 “루시와 윌리엄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출 수 없었다”고, “내게 그들은 살아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해 계속 쓸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힘겹게 지나왔고, 아직도 우리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시간을 이 세계 어딘가에서 함께 지내온 루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