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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없이
12월 특별 선물. 트롤리 · 수건 · 홀로그램 볼펜 (이벤트 도서 포함 국내서·외서 5만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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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시/희곡 주간 21위, 소설/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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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제70회 현대문학상 김지연"
    2025년이라는 숫자가 책등에 놓인 현대문학상의 70회 수상자가 소개된다.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2024)으로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의 산뜻한 미학을 보여준 김지연의 소설과 <수옥>(2024)으로 슬픔 한 방울의 둥그런 모양을 그려낸 박소란의 시가 수상했다. 소설 부문 수상후보작으로 구병모, 권여선, 송지현, 이주혜, 최진영의 반가운 신작 소설이 함께 실렸다.

    김지연의 소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속 주인공 안지는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좋아하는 마음 없이' 이른 결혼을 하고 곧 이혼을 했다. 남편의 불륜 상대였던 여자와 10년도 더 지난 뒤 한 카페에서 마주앉게 된 것은 남편이 사고로 죽은 후 아들과 보험금의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통속적이고 구질구질한 상황을 김지연의 소설은 진짜 삶을 대하듯 힐끗 바라본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해괴한 에피소드 몇 개면 삶을 다른 풍경으로 바라볼 수 있다.

    2024년의 독자들이 힘든 한 해를 보낸 것처럼 소설 속 인물들도 노화와 돌봄과 애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갑자기 '그걸' 하지 않는 엄마와 산부인과에 동행하게 된 딸의 이야기인 구병모의 <엄마의 완성>을 읽을 때는 문장의 리듬감과 함께 들썩였고 돌봄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하찮게 대하는 권여선의 <헛 꽃>을 읽을 때는 인물의 가차없음에 얼굴을 찡그렸다. 송지현의 <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속, 딸과 연인을 잃고 상실을 나누기 위해 모인 인물들은 기어이 학교 운동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장면의 실없음이 특히 좋았다. 나는 살아보겠다고 뭐라도 하는 사람들을, 지금 이 삶을 좋아하고 마는 사람들을, 혹은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삶 쪽으로 기울어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소설들이 해답의 일부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소설 MD 김효선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