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보다 감옥이 좋아?!"
79세의 할머니 메르타 안데르손은 복지국가로 이름 높은 스웨덴의 한 요양원에 살고 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나라를 부러워하지만, 메르타는 노인들을 격리하다시피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오후 8시에 전원 강제 취침, 식사 외 간식은 사실상 금지. 거기다 요양원 근처를 느긋하게 돌아다닐 자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산책 역시 요양원 측이 내킬 때에만 비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먹고 산다는 의미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정말로 이것이 남은 인생의 전부일까.
TV를 보던 메르타는 감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감옥에서는 일 1회 정기적으로 산책을 시켜준다는 걸 알게 된다. 메르타는 고심 끝에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느니 매일 산책을 할 수 있는 감옥에 가기로 결심하고 동료 네 명을 모집한다. 그들은 명화를 훔치기로 한다. 사실 거창한 계획은 필요없는 게, 이 절도는 굳이 성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느긋하게 범죄 흉내 비슷한 걸 내 보고 금방 경찰에 잡힐 것이었다. 그러면 감옥에 갈 수 있다. 자, 그러나 인생은 끝까지 알 수 없는 법. 예기치 않은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이 전대미문의 노인 강도단은 '세상에 이런 일이' 급의 황당한 상황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든다.
이런 활기 넘치는 코믹 활극에도 노년층이 당당히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웃음에서도, 인생에 대한 고찰에서도, 남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도 여느 청장년들을 압도하는 노인 강도단은 여러 종류의 '읽는 보람'을 안겨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