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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는 56세의 '해결사' 요한 안데르손이 산다. 주 업무 방식은 폭행과 살인. 도합 30년을 감옥에서 지낸 어둠의 인간이다. 그와 같은 하숙집에 묵는 (사실상 해당 직종을 유지할 이유가 없게 된) 목사와 그 하숙집의 관리인이 어쩌다 요한에게 사건 해결 비용을 전달하게 된다. 그 작은 일로 시작된 세 사람의 인연은 요나스 요나손 특유의 종잡을 수 없는 소동극으로 커지고 만다.
요나스 요나손의 전작들을 읽어 온 독자들은 그의 소설이 진행되는 패턴을 대략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황당한 발상을 하는데 그게 어쩌다 보니 정말로 현실이 되어간다. '황당함'이 현실화하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데, 요나스 요나손은 이 부조리를 코믹한 사건들로 구성한다. 악역들마저 인간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면모를 갖춘 그의 세계에서 부조리한 현실은 TV 시트콤처럼 밝고 활기찬데, 실제로 벌어지는 사건의 무게를 생각해 보면 그닥 웃을 일이 못 된다. 요나스 요나손의 세태 비판적인 면모는 작품을 거듭할 수록 더 차갑고 단단해지는 중이다. <킬러 안데르스..>는 전작들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현대 사회의 여러 병폐를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대사들은 거의 농담 같고 액션은 슬랩스틱 코미디 같다. <킬러 안데르스..>는 작가가 자신의 장점을 유지한 채로 점점 더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가운 작품이다. 씁쓸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요나스 요나손의 세계는 점점 더 발전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