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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찰리의 연감 아빠, 나의 바다 매너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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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바다를 넘어, 나의 바다로”
아빠, 나의 바다
이경아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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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야기는 내게 참으로 어려운데 소띠인 나의 아빠는 정말 소처럼 일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같이 해본 기억이 아주 드문데 항상 곁에 있었음에도 항상 멀리 있는 것 같았다. 이 그림책은 그와 반대로 바다를 일터 삼아 부재가 짙은 ‘마도로스’ 아버지와 딸의 깊은 유대감에 관한 이야기다.

여러 계절을 바다에서 보내는 아버지는 딸이 외로워하지 않도록 먼바다에서 커다란 소라 껍데기와 낯선 인형을 선물로 준다. 외로움을 느낄라치면 소라 껍데기를 귀에 대고 가만히 바닷소리를 듣는다. 그때마다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지는 아빠의 바다. 아빠의 바다에선 태양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구름과 가까운 바다에서 쉴 수도 있다. 아빠처럼 따뜻한 돌에선 아빠 냄새가 난다. 머물지 않고 멀리 먼바다까지 이동하는 마도로스 아빠는 물리적으로 곁에 있진 않지만 언제나 딸의 곁에 머문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닌 것처럼.

어느덧 아빠와 같은 눈높이가 된 딸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자기만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 발을 내딛는다. 외로웠지만 충만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동등한 어른이 되어 떠나는 이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준다. 가까이 있었지만 외로웠던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나. 나만의 바다를 열심히 헤엄치고 있다. 이 그림책 속 아이처럼. - 유아 MD 임이지
작가의 말
아빠가 바다에 있는 동안 아빠를 기다리며 따스하게 지냈다고, 제가 자라는 동안 아빠는 늘 곁에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움보다 꿈을 간직한 어른으로 자라게 해 준 아빠에게 이 책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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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물은 죽고 어떤 동물은 산다"
동물의 자리
김다은.정윤영.신선영 지음 /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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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해방물결은 동물을 세는 단위를 '마리'가 아닌 '명'이라고 한다. 그에 따라 인제 꽃풀소 달뜨는 보금자리에서는 소를 한 명, 두 명으로 센다. 이상하지. 단어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소가 전보다 훨씬 더 인간에 가까운 생명체로 감각된다. 소와 돼지가 고기가 아닌 생명이라는 사실이 소름 끼치도록 느껴진다.

이 같은 감각의 전환을 이 책은 무시로 선사한다. 동물의 생명과 죽음을 이용 가치로만 보던 인간 사회의 통념에서 벗어나 그 자체의 삶으로 바라보는 일이 이렇게나 새로울 줄 몰랐다. 고기가 아닌 소를 키우는 일이, 퇴역한 경주마를 돌보는 일이 미답의 길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AI가 일상의 저변에 깔리고 개인이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는 시대에 우리는 고작 2살(일반적인 도축 나이) 넘게 산 소를 돌보는 방법을 몰라 이리저리 헤맨다.

이 절망의 현실 위에서, 책은 희망의 방향으로 몸을 한껏 기울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추어리의 활동가들이 헤매면서 길을 찾아가는 여정, 그 속에서 동물들과 눈빛을 교환하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읽노라면 짙은 희망의 온기가 마음을 덮어 감싼다.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치유의 많은 부분을 자연에 기대는 모습, 동물들이 자신의 삶을 비로소 서서히 '즐기게' 되는 모습은 분명히 마음의 깊은 어딘가를 울려 버린다. 울린 곳에서 돌봄과 삶에 대한 영감이 무수히 솟아난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소들이 알았고, 그래서 열었고,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창포를 모두 따라나섰고,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도로를 걸어 신선한 풀냄새가 나는 곳을 찾아갔다. 그랬을 걸 생각하니 책에서 봤던 문장들이 떠올랐다. 동물들의 ‘행위력’, ‘생을 즐길 줄 아는 고유한 능력’ 같은 것들. 그래서 소들의 마실 소동 혹은 탈출 시도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이 얘기를 써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밤중이긴 하지만 소들이 도로를 누비고 이웃 주민의 밭에 들어가 풀을 뜯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겁이 났다. 멧돼지가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내려왔을 때, 고라니가 밭에 들어와 농작물을 먹었을 때, 비둘기나 까치가 창문에 똥을 싸기만 해도 야생동물은 유해동물이 되고 ‘합법적으로’ 사살되는 일이 꽤 자주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물며 소들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가축’이고 ‘주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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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매너의 역사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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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어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이다. 보컬트레이너 역할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가수와 오디션 참가자가 경연 준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참가자가 ‘건들건들’ 거리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이 모습을 본 가수는 “예의 있게 이야기하라.”며 단호하게 주의를 주었고, 참가자의 사과가 이어진 후 이야기를 경청하며 차분하게 조언해 주었다. 이 모습은 프로그램 방영 당시 물론, 수년이 지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유명한 가수의 단호한 태도(와 팔뚝의 문신)가 의외의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다른 한 편으로 ‘예의’에 대한 사람들의 어떤 ‘갈증’을 건드렸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무언가에 갈증을 느낀다면, 그것이 부족한 탓이다.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던 예의, 무례, 배려, 불관용, 매너, 품격, 천박 같은 단어들은 우리가 무례함과 불관용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의미하는 듯하다.

소비, 여행, 온천, 지도, 인상, 추리소설, 관상 등 독특한 소재로 독자들을 역사적 사유의 세계로 이끌었던 설혜심 교수가 특정 사회에서 예의 바르다고 여겨지는 행동, 매너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생산된 100여 종의 예법서를 통해 서양 매너의 이론을 정립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부터 중세의 기사도, 에라스뮈스와 로크의 예절 교육, 18세기 영국식 매너와 젠틀맨다움을 거쳐 상류사회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에티켓으로의 퇴행과 계급을 벗어나 개인화된 20세기의 에티켓까지 매너의 역사를 일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류가 왜 매너를 발명해 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유지해 온 이유가 무엇인지 추적한다. 지배 엘리트의 포섭과 배척을 위한 기제라는 매너의 본령이 역사적 흐름 속에서 흔들리고 개인화되어 가는 양상,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 더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결론적으로 평화로움을 창조하는 매너의 역할 등 두꺼운 책 안에 저자의 통찰이 가득하다. - 역사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좋은 매너는 당연히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 더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평화로움을 창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훌륭한 매너를 보는 일은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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